잠 못 이룬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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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곳에 순진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하루는 그가 우시장에서 소를 팔고 오던 중에 장까지 보았더니 날이 저물고말았다.그래서 길목에 있는 주막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저녁식사를 한 후 잠자리에 들어 이제 막 깊은 잠이 들었는데 웬 덩치 좋은 한 사나이가 쑥 들어오더니 한 구석에 돌아누웠다. 아마 그도 지나는 길손인가 본데 밤이 늦어주막을 찾은 모양이었다.그런데 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장정과 한방에서 같이 자자니 미심쩍기가 그지 없었다. 그래서 이 농부는 소 판 돈을 품에 감싸고 헛기침만 계속해댔다. 저쪽에서도 역시 이쪽을 의식해서인지 계속 뒤척일 뿐 잠을 못 이루는것 같았다.그렇게 밤새 한잠도 못 자고 아침 햇살에 부시시 일어난 농부와 반갑지 않은 동숙인은 서로를 알아보고 한바탕 껄껄 웃어대고 말았다. 밤새서로 의식하고 경계했던 그 사람은 혹시나 하여 농부를 맞으로 나온 바로 그의 동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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