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프라이드(Pride)=교만
본문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빈 깡통이 요란하다."참 많이 들어왔던 말이기에 반발 감이 생겨"벼가 바로 자라려면 모심기 시기엔 고개를 쳐들고 있어야 한다.""벌레 먹은 벼가 고개를 숙이다.""뭐 빈 깡통이 요란하다고""뭔가 들어 있으니 소리나는 것 아니냐!""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으면 소리가 나는가"친구들의 박수에 건방지게 거드름 떨며 어깨를 들썩들썩한다."당신이 하는 말을 노트에 옮겨 적고 나서 그 말들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온 독창적인 말이 몇퍼센트이며 타인이 얘기라면 몇 사람의 얘기인가 다섯 사람 이상의 얘기라면 난 당신을 존경하겠소." 누군가 개똥철학을 지껄이는 내게 와서 한 말이다.다섯 사람은 무슨 다섯 사람인가. 한두 사람의 말밖에 되지 않는다.그만 내가 마시던 찻잔은 다 식어 버렸고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나의 힘없는어깻죽지와 눈꺼풀이 식은 차 위에 둥둥 떠 있다. 20여년 동안 내 사고를지배하는 것은 소수 사람에 불과하며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대부분 타인의사상이지 않는가부끄러워진다.무엇을 안다고 큰소리 칠 수가 없다.어떤 모임에 초대되어 갔다.조금 일찍 갔더니 친구가 그냥 저쪽 구석에 가서 서 있으라고 한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쫘--악 앉아 있었고 난 구석에 가서 뻘쭘하게(멍청하게) 서 있노라니 화가 났다.친구에게"사람을 이렇게 뻘쭘하게 세워둘거냐"했더니"야! 뻘쭘하게(멍청하게) 서 있는 것도 배워야 돼" 친구의 이말은 내겐 잊을 수 없는 명언이었다.결국 내 자신이 별것 아님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그 모임에서 친구는 내게 정말 맛있고 진한 선물을 준 것이다. 남들이 바보스럽다고 하여도 겸손히 살아야겠다며 눈을 감았을 때 주님의 평화 안에 내가 다시 태어남을 느꼈다.버스 타는 곳까지 걸어 나오며 친구가 얘기한다"자존심이 영어로 뭐지""프라이드"" ""교만."버스 안에서 줄곧 자존심=프라이드=교만이 되풀이된다.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날카롭게 살아왔던가신경 쓰는 바람에 밥맛도 없는 식사.자존심, 초조, 불안, 이 서투른 몸짓을 이젠 그만해야겠다.누구나 와서 뛰어 놀 수 있는 나의 화원을 가져야지.남서울 교회 주일 11시 예배에서 홍모 목사님이 설교를 하셨다. 그런데 이날 오후 3시에 부목사인 박모 목사님께서 설교하시면서 오늘 홍 목사님의 설교 중 어느 부분은 틀렸다고 지적하였다.수천 명의 교인들 앞에서 홍 목사님에게 기습 대포를 쏜 것이었다.그 다음 주일, 홍 목사님은 설교하시면서 "지난주 설교 중 박 목사님께서 지적하신 그 부분은 제가 틀린 것이 맞습니다." 라고 자신을 교회 바닥에 내동댕이 친 것이다.홍 목사님의 위대한 인격에 감동 받은 사람이 너무도 많았다.장대같이 쏟아지는 타인의 눈 속에 자신이 갖고 있는 우산을 타인에게 주고는 온 몸에 비를 맞으며 저벅저벅 걸어가시는 그 모습.타인의 눈을 피하기 위해 얼마나 내 우산을 고집했던가!우산으로는 부족하여 비옷을 입고 온 몸을 감싸지 않았던가!내가 쳐 놓았던 거미줄을 걷고 바보처럼 살아야지.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하나님이 불러 주는 자장 노래에주님의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