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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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안전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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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을 나태하게 만드는 성하의 무더위가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그 따스한() 손길의 손님이 반갑지 않아 캠퍼스 언저리에 자리한 서늘한벤치로 잠시 피신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갑자기 "다람쥐다." 라는 외침 소리와 함께 학생들 서너 명이 작은 다람쥐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뜻밖의 위기에 몰린 작은 생물의 절박한 심정이 진하게 전해져 왔다. 장난끼 섞인 목소리로 벌떡 일어나 고함쳤다."자유로운 다람쥐를 잡으려는 것은 왜곡된 사랑의 표현입니다."다람쥐를 잡으려던 그들은 일순 멈추어 서서 멍청해졌다. 그리고는 유쾌한웃음을 터뜨리며 돌아가는 것이었다.영화 아마데우스를 보고 난 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의 특이한 "까르르"하는 웃음소리였다. 그는 어색하고 난처할 때마다 웃음으로 잘 모면해나가는 것이었다. 그 영화가 들어온 뒤 캠퍼스 구석구석 그 웃음소리가 뒹굴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여름 어린이 캠프 기간 중 연극을 할 때의 일이었다.. 국민학교 2학년생이다윗 역을 맡고 난 골리앗 역을 맡게 되었다.각본상 그 꼬마 다윗이 종이로 만든 돌멩이로 골리앗인 나의 이마를 때리는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그 꼬마가 내게 던진 종이 돌멩이는 그만 내 발 앞에 툭 떨어져 버리고 말아다.그때 그 꼬마 다윗의 표정은 그야말로 찌그러진 깡통이었다.나는 얼른 그 돌멩이를 주워서 내 이마에 맞추고는 쓰러졌다. 그러자 관객석은 웃음바다로 변해 버렸다. 누워서 살며시 그 꼬마 다윗의 얼굴을 보았다. 씩 웃고 있는 그 모습에 나도 따라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말았다.또 언젠가 부산에서 만났던 한 시내 버스 운전기사가 생각이 난다.그 기사분은 버스 내에 설치된 마이크를 가지고 여러 안내 방송도 하고 때로는"방금 타신 손님 차비를 냈다고 생각하십니까""경로석에 앉은 젊은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어떠신지요"유쾌한 농담을 하여 버스 안의 승객들을 껄껄대며 웃게 하곤 했다.유머 감각이라는 것은 너무너무 좋은 안락의자와도 같다는 것이 나의 평소지론이다.원래 나의 성격은 굉장히 내성적이다. 그러나 친구들을 만날 때면 재미있는 삶의 꺾꽂이도 보여주고 인생 접붙이기도 하여 웃음의 모종을 심어 준다."당신만 만나면 언제나 즐겁답니다."이 얼마나 흡족한 비방()의 말인가. 단순한 코메디가 아닌 진솔한 삶의누에에서 나오는 결 고운 비단과도 같은 웃음을 선물했을 때 되돌아오는 보답."웃음을 끄집어내어 사는 것을 습관으로 삼는다." (그렇다고 비천한 웃음을말하는 것은 아니다._) 어떤 모양으로 뻗어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인생 고속도로를 달릴 적에 유머라는 안전벨트 없이 어떻게 이 미지의 삶 속으로안심하고 여행을 떠 날 수 있겠는가."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빌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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