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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와 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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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어느 개인의 신상에 대해 얘기 할 때 해서는 안될 불문률이 있다.첫째가 그 사람의 외모이다.타고난 생김새를 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 외모는 그 사람의 의지와 상관 없이 그야 말로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탓이 아니다.둘째는 옷차림이다.서양인들은 각자 개성을 중시하는 풍조가 강해서 꼭 격식을 갖춰야 할 장소가 아니면 자신이 편한대로 자유롭게 옷을 입는다. 때문에 옷차림을 가지고 흉보거나 놀림감으로 삼지 않는다.마지막으로 상대방의 나이를 묻는 것은 큰 실례가 된다.우리나라 처럼 연장자를 중시하는 풍조에 따르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서양에서는 나이보다 능력과 성실성을 더 중요시 한다. 그리고 상관이 자신보다 나이가 적든 많든 상관 없이 자기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그러나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는 위 세가지를 유난히 따지길 좋아한다. 그래서 외모만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떤 회사는 신입사원 면접 때 관상까지 본다는 얘기도 있다. 따라서 실력과 능력보다 우선 키가 커야 하고 무조건 잘생겨야 한다는 풍조가 만연돼 있다. 옷차림도 그렇다. 옷차림을 보고 그 사람의 대접이 달라진다.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값비싼 외제 옷을 선호하는 것도 이같은 사회 풍조 때문이다. 요즘에는 고급 승용차를 기준으로 사람대접이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고급승용차를 구입하여 과시하는 행태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또 각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할 때 자격기준에 나이제한이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한번 회사에 입사 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직업을 택하고 싶어도 나이 제한에 걸려 싫어도 어쩔 수없이 한직장에 눌러앉게 된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기회가 영원히 박탈된 셈이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인력관리 인지 아직 우리사회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한 개인의 능력발휘를 가로 막는 것과 함께 국가적인 인력손실이다.특히 우리나라 정부나 주요 인사들에 대한 신상이 소개 될때 마다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출신 지역과 학교명이다. 특히 출신지역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고 대한다. 이것이 바로 '패거리 사회'를 조장해 왔다.또 하나는 바로 출신 학교이다. 어느 정권이든 권력층들의 출신 학교를 보면 대부분 소위 서울대가 차지하고 있다. 이번 김대중 내각들의 출신 학교를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언론에서는 경제분야 담당자 출신들이 중앙대와 경희대 교수라고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지만 이들 출신대학이 모두 서울대이다.비명문 대학출신 각료나 권력층은 가뭄에 콩나듯 한 둘에 불과하다. 우리사회가 '일류병'에 걸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갈수록 그 병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오죽했으면 '서울대 망국론'이 나왔을까.아이엠에프 경제도 따지고 보면 모두가 위와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능력과 실력은 결코 외모와 학력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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