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경성지가 집중돼 있는 비하르지방의 여름은 섭씨 50도 이상 오르는 살인적 더위다. 50도 이상이 예보되면 그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인명보호를 위해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기까지 한다.외국인으로서 이 금지령에 승복하지 않겠다고 나서면 "인도 정부는 당신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았다 해서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문맥의 서약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그 같은 살인적 더위일지라도 그 열대에서 잘 자라는 반얀나무나 보리수나무 그늘에 들어가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무 그늘로 모여들고 그곳에서 지자나 혜자는 명상으로 통을 하여감각도 세계를 초월한 다른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인도가 명상문화의 원천이 된 것도 이 같은 풍토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지금도 도처의 나무 그늘에서 주민들의 숭앙과 공양을 받는 깡마른 명상도 사들을 볼 수가 있다. 이 명상문화가 불교에 도입되어 선(禪)으로 발전하고, 힌두교에 도입되어 요가로 발전한 것일 게다.80년대를 전후해서 미국의 지식층과 학생층에 선풍을 일으켰던 초월명상, 곧 TM(Transcendental Meditation)은 바로 이 요가의 명상법이다. 힌두교의 마하리시 요기가 만들어 미국에 퍼뜨린 TM은 요가의 수업을 간략하게 한 일종의 정신통일 건강법이다.염불을 하며 명상-, 정신통일로 감각이나 의식을 초월하여 무아세계를 체험하는 것이다.조석으로 20분 동안 TM을 하면 만병의 원인이 되고 있는 스트레스와 고혈압이 해소된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미국의 TM 인구는 3백만을 돌파하고 있다 한다.사회심리학자들은 이 미국의 TM 선풍의 요인으로 다음 세 가지를 든다.첫째 과학기술의 발달과 개인주의의 비대로 미국 사람들은 너나 할것 없이 고독하다. 거기에다 수 천년간 의지해온 기독교윤리가 붕괴하여 의지할 곳을 잃었다.둘째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인간끼리의 직접적인 인격적 만남이 사라져 불안하다.셋째 신(神)이 보이지 않게 된 현대인은 진리를 거머쥐고 자신있게 말해줄 어떤 권위에 굶주리고 있다. 옛날과 같은 아버지의 권위도 사라지고 없고, 또 세분화되고 다양해진 가치관 때문에 스스의 권위도 없어졌다. 이 고독과 불안과 권위부재의 반작용으로 TM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곧 현대문명이 현대인을 몰아붙이는 필연적 행로로서 TM을 해석한다.이 TM에 숙달된 체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TM 이전에 지녔던 욕망, 집착, 선악, 손익, 타산, 고정관념이 TM 이후에는 분명히 사라지거나 약소해졌다는 것을 들고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발효시키는 정신적, 정서적 효소가 약화된 것이랄 수 있다.이 TM이 태평양을 건너 지금 일본에서 미국을 한결 웃도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조석으로 20분씩 TM 시간을 일과로 할당하는 회사도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해방 후 생활문화의 전파루트로 보아 TM의 우리 나라로의 전파는 시간문제인 것 같다. 그것을 기다리기 전에 이 난국의 정치를 주무르는 사람들에게 오늘이라도 당장 TM을 시켜 욕망, 집착, 선악, 손익, 타산, 고정관념 따위를 약화시켰으면 하는 마음 굴뚝 같다.87/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