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의 초라한 유산
본문
중국 사람들은 요즘 슬프다. 지난 12일 간암으로 85세에 세상을 떠난 왕진 국가부주석의 죽음 때문이다.그가 살던 집은 부총리 급 이상이 거주하는 중내해가 아니었다. 중남해 건너편의 비좁고 누추한 뒷골목길인 익화만 9호,북경 사람들이 보통 '후퉁'이라고 부르는 골목길속의 보잘 것없는 집에서 왕진은 말년을 보내다 갔다. 이웃에 사는 리오삐이싱들의 집과 하나도 다를 겄이 없는, 이른바 사합원의 한 채인 왕진의 집에서 발견된 유산은 책 1천여 권과 지팡이 한 개가 전부였다고, 관영 언론들은 말하고 있다.생전에 골수 보수파로 분류되던 그의 애독서에는 마르크스엥겔스 레닌 모택동 등소평 진운 비전 등 고전과 곽말고 전집정령 문집 등이 포합돼 있었다.그러나, 중국 사람들의 가슴을 무엇보다도 아프게 만들고있는 것은 그의 손때묻은 지팡이 한 개다. 그는 1975년부터 무려 18년 동안 이 지팡이를 짚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대륙 전역을 누벼왔다. 누구보다도 인민들의 생활을 직접 눈으로 보고들은 뒤, 중앙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온 것이 바로 왕진이었다.그가 지팡이를 짚고 다니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도, 항일전과 대 국민당 전의 전장(戰場)을 누비면서, 다리를 비롯 온몸에 입은 일곱 군데의 상처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의 눈에 눈물이 맺히게 만든 것은, 그가 죽기 전에 눈의 각막을 기증한 데다가, 1남 1녀의 자녀들에게는 단 한푼의 유산도남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말년에 그의 월급 중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매달 초중고 교사 장려금으로 기증해왔다고도 한다.그의 손자는 말한다. "우리 할아버지는 밥그릇에 밥풀을 남기면 하나하나 다 뜯어먹을 때까지 지팡이로 종아리를 때렸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