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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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에 뛰어든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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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3시 30분 전남 광양시 봉강면 석사리 공설운동장 입구 공중화장실 부근. 길 가던 40∼50대 주부와 근처 식당에서 나온 아주머니들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조금 전화장실 옆 둑에서 뛰놀던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애가 미끄러지면서 뚜껑이 열린 정화조로 빠져버린 황당스런 순간이었다.{아이고 사람살려, 이걸 어째….}.그러나 누구도 깊이가 3m나 되는 정화조 속으로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광양시 협회장기 태권도대회 진행을 돕기 위해 실내체육관에 와있던 3명의 고교생이 나타난 것은 바로 이때.비명을 듣고 사태를 직감한 한 학생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속옷 하나만을 걸치고 날쌘 동작으로 정화조 턱에 매달려 아래를 살폈으나 깜깜한 어둠뿐. 다급해진 그는 오물로 풍덩 뛰어들었다. 목까지 차오르는오물 속을 더듬은 끝에 소녀를 찾아냈다. 소녀는 119 구급차로 긴급 후송돼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어린 학생이 용감도 하지.} 학생은 동네 아주머니들의 칭찬이 쑥스러운 듯 총총히 자리를 떴다. 이튿날 한숨을 돌린 소녀의 부모는 생명의 은인을 여기저기 수소문했다. 주인공은 작년 전남교육감기 태권도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기도 한 광양고 1학년 김광석(17)군. 소녀의 부모는김군의 태권도부에 음료수를 사들고 가 끝없는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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