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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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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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인기도로 마음을 여는 이들에게신록의 숲이 되어 오시는 주님,제가 살아 있음으로 살아 있는또 한번의 새날을 맞아오늘은 어떤 기도를 바쳐야 할까요제 작은 머리 속에 들어찬수천 갈래의 생각들도제 작은 가슴속에풀잎처럼 돋아나는 느낌들도오늘은 더욱 새롭고제가 서 있는 이 자리도함께 살아가는 이들도오늘은 더욱가깝게 살아옵니다.지금껏 제가 만나왔던 사람들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을 통해만남의 소중함을 알게 하시고삶의 지혜를 깨우쳐 주심에거듭 감사드립니다.오늘 하루의 길 위에서제가 더러는 오해를 받고가장 믿었던 사람들로부터신뢰받지 못하는 쓸쓸함에눈물 흘리게 되더라도흔들림없는 발걸음으로 길을 가는인내로운 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오늘 하루제게 맡겨진 시간의 옷감들을자투리까지도 아껴쓰는알뜰한 재단사가 되고 싶습니다.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과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잘 분별할 수 있는 슬기를 주시고무슨 일을 하든지그일밖엔 없는 것처럼 투신하는아름다운 열정이 제 안에 항상불꽃으로 타오르게 하소서.제가 다른 이에 대한 말을 할 때는'사랑의 거울'앞에 저를다시 비추어 보게 하시고자신의 모든 것을 남과 비교하느라갈 길을 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오늘을 묶어두진 않게 하소서.몹시 바쁜 때일수록잠깐이라도 비켜서서하늘을 보게 하시고고독의 층계를 높이 올라내면이 더욱 자유롭고 풍요로운흰 옷의 구도자가 되게 하소서.제가 남으로부터 받은 은혜는극히 조그만 것이라도 다 기억하되제가 남에게 베푼 것에 대해서는아무리 큰 것이라도쉽게 잊어버릴 수 있는아름다운 건망증을 허락하소서.오늘 하루의 숲속에서제가 원치 않아도어느새 돋아나는 우울의 이끼,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참으로 두렵습니다.그러하오나 주님,이러한 제 자신에 대해서도너무 쉽게 절망하지 말고자신의 약함을 바꾸어가는꿋꿋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게 하소서.어제의 열매이며내일의 씨앗인 오늘하루의 일과를 끝내고잠자리에 들 때는어느 날 닥칠 저의 죽음을미리 연습해 보는 겸허함으로조용히 눈을 감게 하소서."모든 것에 감사했습니다""모든 것을 사랑했습니다"나직이 외우는 저의 기도가하얀 치자꽃 향기로오늘의 잠을 덮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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