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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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고 속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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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국 여행객이 로마 시내를 거닐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덩치 큰 사내들이 앞뒤로 막더니 마치 수사관인양 패스포트를 보자고 했습니다. 순간 깡패라는 직감이 들었지만 상황이 험했기 때문에 지갑을 꺼내주었습니다. 지갑 속엔 500불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500불을 꺼내더니 마치 위조지폐라고 가려내려는 듯 이리저리 살펴보면 요즘 위조화폐가 많다는등 너스레를 떠는 것이었습니다.그러다가 여행객 왼손목의 금빛 나는 로렉스 시계를 보더니 슬며시 500불을 지갑에 넣어주며 위조지폐는 아닌것 같다면 손목의 시계를 보자고 하더라는 것입니다.순순히 풀어주었더니 이리저리 뜯어 보고 흔들어 보고 만져 본 후 이런 고급 시계를 손목에 차고 다니면 위험하니 주머니에 넣어주겠다며 여행객 주머니에 시계를 넣어 준후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시계를 꺼내보니 로렉스 시계는 가져가고 그 사람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넣고 갔더라는 것입니다.총총히 사라져가는 그들 뒤에 대고 한국 여행객이 회심의 미소를 띠며 중얼거린 말이 있습니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구". 그 로렉스 시계는 남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3만원 짜리 가짜였다는 것입니다.저는 이 얘기를 듣고 처음엔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한참동안 생각했습니다.남의 것을 뻔뻔하게 탐닉하는 로마 사람, 위기를 모면하고 익살을 떠는 한국 남자, 3만원 짜리 로렉스시계를 만들어 진짜처럼 국제 무대에 내놓는 한국의 장인기술, 속고 속는 우리시대... 실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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