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 선교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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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평원에 점점이 흩어진 양떼와 맑은 구름이 떠 있는 파란 하늘.몽골에서는울란바토르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사람의 흔적을 찾아 보기 힘들다.남한과비교했을 때 면적은 16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20분의 1일에도 못 미치는2백3십여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대신 가축수는 인구의 10배가 넘어 차를 타고가다보면 소 양 말 염소 등이 무리지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시골이라고 해서 목가적인 풍경만 있는 것은 아니다.몽골은 도심에서 멀어질수록공산주의의 영향이 강하게 남아있는 편이다.교회를 지을 때도 지역 주민의 반발이무척 심하다.교회 울타리 안에 전통 가옥(겔)을 짓고 관리인이 살고 있기는 하지만밤만 되면 돌멩이 등을 던져 창문을 깨는 일도 허다하다.시골 지역에서는 비교적우호적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회학교 예배만 드리는 경우가 많다.성인을 대상으로 예배를 드리는 경우에도 몽골인들의 풍습과 생활 환경을 감안해100% 순수하게 복음을 전하기 어렵다.결혼의 개념이 없어 성적으로 문란한 그들에게십계명의 ‘간음하지 말라’는 내용을 설교하면 더 많은 복음을 듣기도 전에 교회의출입을 끊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몽골은 그들에 맞는 창의적 접근이 필요한 선교현장이다.고통스러운 현실을승화시킬 수 있는 복음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빈민 지역의 경우에는 복음뿐 아니라떡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7월22일 단기 선교팀이 울란바토르 15구역 샤르핫 지역을 방문했다.그곳에는 몽골안디옥교회(천강민목사) 지교회가 있다.국제기아대책기구(FHI)는 그곳에서 일주일에세번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한다.마침 그날이 무료급식을 받는날이어서 진료를 마친 주민 70여명이 예배당에서 음식을 먹었다.그 중에는 교인이아닌 사람들이 더 많았다.단순한 구제를 넘어 복음을 심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기위해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무료진료를 왔으며 무료급식 또한 마찬가지”라고설명하자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바야를라(감사합니다)”라고 대답했다.음식은 보통 수태차(우유로 만든 차)와 야채스프,볶음밥 등으로이루어진다.무료급식을 받으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이었으나 젊은 사람도 간혹눈에 띄었다.40대쯤으로 보이는 한 남자는 수태차와 야채스프는 자신이 먹고볶음밥은 병이 들어 자리에 누워있는 아내에게 갖다준다며 검은 비닐 봉지에 담았다.다음날에는 FHI에서 농업사역을 하고 있는 가초르트 지역에 갔다.울란바토르에서16㎞ 떨어진 그곳에는 FHI가 지난해 3월부터 개간한 1만5천평의 농장 아마갈릉이있다.온통 자갈밭이었던 그곳을 정성스럽게 일구고 농업용수를 끌어들여 오이 감자고추 등 8가지 채소를 수확할 수 있는 농지로 바꿔놓았다.유목생활을 해온 몽골인들에게 농업을 성공적으로 보급시키자 지난해 6월에는바가반디 몽골 대통령이 농장을 방문,격려했고 농장의 사역 내용이 몽골 TV와 신문에소개되기도 했다.현재 50가구가 무상으로 땅을 지급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50가구선정은 각 지역 구·동장들의 추천을 받아 이루어지며 4년마다 교체한다.가초르트지역의 농업 사역을 책임지고 있는 김동진목사는 “단순히 무료로 음식을 주는 것이아니라 스스로 땀을 흘리며 수확하는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마지막 일정으로 울란바토르에서 2백㎞ 떨어진 첼솜 지역을 방문했다.목축과농사가 주요 생계 수단인 그곳은 지난 겨울 폭설로 가축이 죽고 주민들이 떠나면서침체되고 있는 추세다.젊은이들이 도시로 하나 둘씩 빠져나가 노인과 어린이들이지역 주민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그곳의 아이들은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다.신발이 없어 거친 땅을 맨발로다니는 아이들이 태반이었다.물이 귀한 몽골은 울란바토르의 아파트 조차도지하수가 쫄쫄 나오는 수준이어서 시골 지역에서는 몸을 씻을 물은 커녕 식수조차도부족하다.제대로 씻지 못해 때가 잔뜩 낀 발에는 돌과 유리 등에 찟긴 자국이아무렇게나 남아있었다.안타까운 눈길에도 그들은 오히려 천진한 웃음만을 보낼뿐이었다.특히 진료가 끝날 무렵 40㎞ 떨어진 곳에서 3시간 동안 말을 타고 온 삼보(76)라는노인이 화제가 됐다.그는 돋보기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찾아온것이었다.하지만 돋보기가 동이 난 상태여서 몹시 안타까워하던 단기 선교팀은 미처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돋보기 한개를 찾아 노인에게 극적으로 전달할 수있었다.돋보기를 받아든 노인은 만면에 미소를 지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머나먼여정을 위해 말을 탄 뒤에도 감사의 인사를 하느라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단기선교팀은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자녀로서 사랑을 전하고 있다”는 한마디가 그의뇌리에서 떠나지 않기만을 기대했다.단장 홍정자권사(57·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성남지부장)는 몽골 단기 선교에 대해“매 순간 역사하시고 예비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는 감격스러운순간이었다”고 말하고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몽골에서의 선교 비전이희망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선교사들의 열정을 통해 우리 자신의 믿음을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농·축산업 병행해 자급 신도들께 일자리도 제공>국제기아대책기구 몽골지부장을 맡고 있는 김동진목사는 93년부터 지금까지다섯지역에 교회를 개척하는 등 왕성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야르막 지역의 ‘아리온 무르’(거룩한 발자취)를 중앙교회로 하며니세흐,첼솜,바터니킹 체체를렉크,담브도르탸 지역에 지교회를 두고 있다.95년개척한 아리온 무르의 경우 장년 2백명,주일학교 2백50명,중고등부 40명,청년부50명이 출석하는 등 큰 성과를 이루고 있다.아리온 무르 교회의 주사역은 교회 개척 사역이다.하지만 김목사는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힘겨워 하는 현지 성도들을 보며 복음과 함께 빵도 필요하다는 결론을내렸다.그 결과 97년에는 교회의 자립과 성도들의 건강 및 성도들이 직업을 가질기회를 제공해 주는 농업사업,가축사업 등을 주요 사역으로 시행하기도 했다.“94년 말 대부분의 교회가 울란바토르 시내에 집중돼 있는 것을 보고 시 외곽에교회를 지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처음엔 술주정뱅이들과 동네 건달들의핍박이 많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부흥과 성장을 해 오늘에까지 이르렀습니다”93년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몽골 선교에 나선 김목사는 “6년 동안의 선교 활동을되돌아볼 때 기도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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