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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전3:1-22,눅5: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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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 주위에 대학입시를 치른 젊은이들이 있었을 것입니다.소수의 합격자와 대다수의 불합격자들, 또한, 지난해에 사업에 실패하여 쓴 고배 를 맞본 사람, 만사 형통하여 일사천리로 승승장구 하여 흡족해하는 사람, 세상은 여러가지 희비극에 돌고 도는것 같이 보입니다. 올해에는 그래도 별탈없이 지나가는 것 같지만 해마다 입시가 끝나면 낙 방한 젊은이들 몇몇이 자살해 버리는 슬픔을 겪게 됩니다. 물론 자살하는 이유는 갖가지입니다만, 어쨌건간에 자살은 정당화 될수 없습니다. 물론 이 사회의 입시경쟁이나 정치적 문제들, 경제적 불의 등 구조적인 문제들을 간과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살기 어려웠으면 자기 새끼 들을 죽이고 자살할까 하며 자살한 가장들의 안타까움을 되새겨 보기도 합니다. 자살은 하지 않았어도 입술이 갈라지고 퉁퉁부어 밥도 먹지 못하는 낙방생들의 심정도 이해해 보고자 합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사전에는 "절망"이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본론' 키에르케고오르(S.Kierkegaard)라는 철학자는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 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앙적으로 말한다면 절망은 믿음 없음의 증거입니다. 자살 역시 하나님을 향한 최후의 반역인 것입니다. 저도 고등학교 입학시 험에 떨어졌던 경험이 있습니다만, 만약 그때 제가 좌절하고 절망해 한숨 만 짓고 있었다거나 자살해 버렸다면 과연 오늘의 제가 있겠습니까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덤비는데, 이루지 못할 일이 어 디 있겠습니까 오늘 전도서 본문을 보면, 기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때가 있다.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 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 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시킬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 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다…"(전3:1-8). 과연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때가 있습니다. 다 만 지금 할 일은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산상수훈 가운데 무어라 말씀하셨습니까 흔히 팔복이라고 말하는 내용들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 이런 사람들이 복이 있 다는 것입니다(마5:3-10). 돈을 많이 벌고, 자식 많이 낳아 여생을 편히 보내고, 높은 지위를 누리며 떵떵거리고 사는 것이 복이라고 설교하는 경 우도 많이 봅니다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복있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이 아닌 것입니다. 아마 우리가 그런 처지였다면 하나님이 어디 계신가 원망 하고 저주하며 한을 품고 세상을 하직해야 옳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자들이 복있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 역시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고 말씀하셨습니다. 피곤하다는 것은 앞의 낙심하 다라는 말과 상통합니다. 즉 절망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신앙적 낙관론"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낙관론 이야말로 참으로 우리 신앙인들에게 없어서는 아니될 필수불가결의 요소입니다. 어떤 절망적 상황에서도 샘솟아오르는 희망, 그 근원이 바로 진실한 믿음입니다. 쉽게 달구어졌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것, 금방 웃다가 또 금방 울고, 뭔가 잘돼간다고 큰소리치며 장담하다가 또 안되겠다고 안절부절하는 것. 이 모두가 우리의 믿음이 약하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복음서 본문은 세리 레위를 부르시는 기사로부터 시작됩니다. 바리 새파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을 조롱하며 말합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세리와 죄인과 함께 먹고 마시느냐"(눅5:30) 이렇게 말하는 그들은 과거 로 사람을 판단하는 자들인 것입니다. 그들의 종교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 랑하는 종교입니다. 과거의 자신을 현재의 자기, 나아가 미래의 자기와 동 일시합니다. 더구나 그들은 가리키는 달은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보면서 나는 의로운 사람이다-라고 떠벌일 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눅5:32). 예수님께는 과거에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의 미래상, 구원의 요구 와 그 가능성만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 다음 하나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 습니다. 바로 오늘 말씀의 제목도 거기서 따온 것입니다. "새 옷에 한 조 각을 찢어 낡은 옷에 붙이겠느냐" 또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 겠느냐" 라는 말씀입니다. 흔히 39절 말씀을 보고 이것이 새 포도주 보다 묵은 포도주가 좋다는 말씀인가 하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는 데에 있는 것입니다. 과거가 현재를 지배한다고 보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시각에서 예수님의 교 훈은 전혀 새로운 것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과거에 그가 누구였느냐, 이 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미래, 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 가가 더욱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복음서기자 누가는 유대교를 낡은옷, 또는 낡은 가죽 부대와 대치시키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새 옷과 새 포도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며, 유대교라는 낡은 종교로부터 독립된 그리스도교를 선언하는 것이 복음서 기자의 의도 였으리라 보여집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절망이나 그 극단인 자살은 바로 과거, 엣날로 자신을 규정하는 데에서 비롯된다는 점 입니다. 어제까지의 내가 오늘의 나요, 내일도 어쩔 수 없이 "그런 모습의 나"이리라로 규정해 놓는 데에서 절망이 오는 것이죠. 아닙니까 낙심, 이 것도 역시 비신앙, 아니 반신앙의 산물일 따름입니다. 지나간 일들에 얽매이지 마십시오. 레위는 자신이 세리였다는 사실에 연 연하지 아니하고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했습니다. 조국을 팔아 식민지 앞 잡이 노릇을 했었어도, 이제는 새로이 태어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남 으로써, 그의 부르심에 응답함으로써 레위는 더 이상 세리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어엿한 제자 마태가 된 것입니다. 구민공동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해 결산이 어떻고, 출석교인이 얼 마였고. 이런 과거에 더 이상 연연하지 맙시다. 오히려 우리 눈앞에 전 개되는 "새로운 교회"의 모습을 바라봅시다. 물질주의, 황금만능주의의 노 예가 되지 않는 교회. 세속주의, 권위주의에 물들지 않는 교회. 형식에 얽 매이지 아니하고 진정으로 내실을 꾀하여 그리스도의 몸 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교회. 이러한 새 술을 담을 새 부대가 바로 우리 구민교회요, 또 교우 한 사람 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낙심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사도 바울의 말씀대로 "때가 이르면 거두 리라"는 굳은 확신을 갖고 힘차게 전진합시다. 오히려 기뻐하며 선을 행해 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최상의 선물입니다. (전3:12-13). 우리의 가정, 우리의 직장이나 학교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 지난 일들에 얽매이지 말고 오히려 내일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을 바라보 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삶에서 느끼는 기쁨과 누리는 보람 이야말로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보는 영광인 것입니다. 이러한 자세가 이 사회, 나아가 우리 온 겨레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파 될 때, 이 사회의 민주화와 조국의 자주화, 그리고 겨레의 통일은 더 이상 소원이 아닌 현실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참세상이 이룩되는 것입니다.
'결론'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새해 첫 주일을 맞이하여 함께 예 배드린 교우 여러분, 더 이상 과거의 나, 지난 날의 우리에 머무르지 맙시다.  이 새해에는 낙심, 절망, 이런 단어들은 멀리 내어던져 버립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인을 불러서 당신의 제자로 삼으시고,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이러한 주님을 굳게 의지합시다.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는 희망 속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믿음과 희망이 오늘 새해 첫 주일을 맞이하여 함께 예배드리는 교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 속에 힘차게 솟아오르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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