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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기를 잡은 사람 (누가9:62)

본문

삶은 진정 “끊임없는 결단의 연속”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숙한 삶을 살아내고자 한다면 매순간 펼쳐지는 여러가지 가능성 속에서 보다 옳고 보다 하나님적인 것을 선택하는 결단의 행위가 필요합니다. 만약 결단하는 일을 거절하고 숨어버리거나,적당한 선에서 안주해 버린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러 저러한 조건들의 노예가 되고 맙니다. 시간이 더해갈 수록 이러한 삶의 조건들이 요구하는 방향에 의해 움직여 갈 뿐,창조적인 움직임을 나타내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흘러가는 물에 몸을 적당하게 맡겨 되는대로 막연하게 살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또한 과거 속에 갇혀서 추억만을 만지작 거리며 살아가는 것도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아닙니다. 에덴에서 추방된 처음 사람들 앞에 펼쳐진 것은 황량하고 척박한 땅과 환경 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뒤를 돌아보며 옛 에덴의 추억을 뒤적거리거나 옛일에 대한 후회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땀흘려 거친 땅을 일구며 생명력있는 결실을 얻어내는 도전이었습니다. 갈대아 우르를 떠난 아브라함의 경우도 그러했습니다.
성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알지 못한채 고향을 떠났다”고 말합니다. 성서는 잘아는 과거보다는 알지 못하는 미래가“신앙의 길”인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갈대아에 안주하는 것은 당분간 최소한의 안정을 가져다 줄것이지만 하나님으로 부터 오는 창조적 삶과는 무관한 삶일 것입니다. 그는 갈대아를 떠났고, 새롭게 되었습니다. 외적 조건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마음가짐과 삶의 가치가 새롭게 되었던 것입니다.결국 하나님으로 부터 오는 “창조적인 미래”를 향한 결단이 신앙의 근본이 되었습니다. 소돔성에 살던 롯의 경우도 그러합니다. 그는 향락과 충분한 재물이 보장되어 있는 소돔성에 정착하였으나 하나님은 롯과 그의 가족이 그곳을 떠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곳은 더이상 하나님의 정의로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롯의 가족은 그곳을 떠났지만 뒤를 돌아본 롯의 아내는 소금기둥이 되어버립니다. 이는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출발한 신앙적 결단에는 “뒤로 돌아감”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어떤 사람이 무척 흥분해서 감동적으로 예수님께 말하고 있습니다. “주님 저는 이제부터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에 가서 식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오겠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쟁기를 잡고 자꾸 돌아다 보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결단의 단호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일은 “성숙한 결단”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성숙한 결단”은 바로 “쟁기를 들고 뒤를 향해 돌아서지 않는” 견고하고 흔들리지 아니하는 신앙을 의미합니다. 알을 깨고 나온 새가 다시 알껍질을 다시 입는 경우는 없습니다.나비가 고치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도 역시 그러합니다. 예수를 따르는 것은 새로움을 향하여 달려가는 ‘전진의 생활’입니다. 그것은 과거의 무덤 속에 되돌아 가지 아니하고, 현재의 상태에 안주하여 머물지도 아니하고, 날마다 새로와지는 약동의 신앙을 뜻합니다. “신앙”이란 단지 어떠한 사실을 한번 깨달은 상태이거나, 활동이 정지되어버린 고정된 인식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계속적인 결단”에 의해 표현되는 것이며,그 결단에서 비롯된 움직임이고, 또한 생동력있는 성장의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를 따름에 있어서 ‘머뭇거림’이나 ‘기웃거림’은 어색한 일입니다. 어울리지 않습니다. “쟁기를 잡고 자꾸 돌아다 보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누가9:62)고 말씀하심으로 성숙한 신앙적 결단을 요구하신 것은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16:24)고 말씀하신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고통이나 어려움을 예감하면서도 기꺼이 “자신의 이기적 안전과 이익”을 버리고 예수를 따르면서 후회하거나 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는 그리스도인 이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에 대한 성숙한 신앙적 확신이 필요합니다. 더 이상 멈칫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이와같이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고 새롭게 결단하게하는 “성숙한 신앙고백”은 공동체의 성숙을 이루는 기초가 되기도 합니다. 이미 우리는 쟁기를 잡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는 일에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머뭇거리거나 뒤를 돌아보는 일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만약 아직도 우리가 멈칫거리면서 썩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예수님의 의로운 발내딤”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인정하지 않거나, 자신의 완고한 ‘이기의 성(城)’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나서지 못하게 하며 나 자신을 막아서는 것들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쟁기를 잡고 자꾸 돌아다 보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합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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