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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소리, 하늘의 소리 (마1:18-25)

본문

(1) 복음서 가운데 예수 잉태의 기사가 두 곳에 있다. 마태복음서와 누가 복음서이다. 마태복음서에서는 예수 잉태의 소식을 요셉이 먼저 들은 것으 로 기술되어 있다. 요셉은 마리아가 잉태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문이었다. 자기 약혼녀가 아기를 가졌다니 얼마나 부끄럽고 분한 일이었을까 이것이 온 세상에 드러나는 날 그녀는 어떻게 될 것이며 자신은 무슨 창피 한 꼴이 될 것인가 괴롭고 답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으리라. 요셉은 착한 성품의 사람이었다. 괘씸하고 분했지만 이 일을 조용히 처리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당시의 법에는 그런 부정한 여인은 버려도 되었다. 그것이 최선책이었다. 파혼을 하되 소리없이 단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의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으리라 잠인들 제대로 잘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밤에 꿈에 한 천사를 만났다. 그리고 천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놀랍고 신기한 말이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라.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님으로 말미암은 것이니라"(마태 1:20)요셉은 세상 살다가 별난 꿈도 꾸었다. 어찌 여인의 몸에 성령님으로 아기가 잉태된 단 말인가 듣지도 못했고 보지도 못한 해괴한 일이 아닐 수 없었으리라. 한낱 잠결에 지나간 잠꼬대로 떨쳐 버릴 법도 한 일이다. 그러나 요셉은 그 렇지 않았다. 하늘의 소리에 순복하기로 결심했다. 이 결심이 인류역사의 신기원(신기원)을 이룩한 것이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도 헤롯대왕으로부터 준엄한 명령을 받았다. 유대 인의 왕으로 태어난 아기를 만나면 반드시 왕에게 그 위치를 알려 줘야 한다는 권력의 위협이었다. 외국인으로서 그 나라 왕의 명을 거스리는 것은 자살행위에 속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은 꿈속에서 들려온 하늘의 소리를 따라 고국으로 돌아 갔다.(마태 2:12)학자란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이다.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은 권력(법)의 소리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항상 하늘의 소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이것을 일컬어 천명 (천명)에의 복종이라 한다. 이들이 헤롯의 협박에 굴복했더라면 인류의 역 사는 또 다른 방향으로,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곤두박질했었을 것이다. 요셉은 목수였다. 동방의 박사들은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지성들이었다. 이들은 신분에 있어서는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사람은 천명(천명)을 거역해서는 안된다는 사실만은 똑같이 터득하고 있었다. 인간역사는 민중의 역사의식, 지성인들의 용기에 의해 진보하고 발전된다. 빌라도는 하늘의 소 리 보다 법의 소리, 권력의 소리에 굴복함으로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반 역자가 되었다. "바라바는 놓아 주고 예수는 십자가에 처하라. 그렇지 않으 면 당신은 카이사의 충신이 아니다"라는 폭도들의 아우성 소리에 위압되어 무죄한 줄 알면서도 예수에게 십자가의 처형을 판결한 것이다.
(2) 요셉이 들은 하늘의 소리가 무엇인가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니라"(마태 1:21) 예수는 자기백성을 죄에서 구원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자기를 죄인 으로 여기는 사람에게는 복음이 된다. 그러나 자기를 스스로 의롭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신성을 모독하는 죄인이요 기성체제(가치)를 부인하는 반동적 죄인이 된다. 오늘의 우리들은 어느 쪽인가 가야바의 무리들은 예수를 신 성 모독의 죄인으로 정죄했다. 기성체제를 거부하는 반동세력으로 정죄했다. 그리고 그를 십자가에 처형했다. 그러나 예수 자신은 자기를 죄인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그 죄에서 해방 시키고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의 제물로 바쳤다. 그 제단이 십자가였다. "우리 죄많은 사람들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때가 이르러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죽으셨습니다. 옳은 사람을 위해서 죽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혹 착한 사람을 위해서는 죽었다고 나설 사람이 더 러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죄많은 인간을 위해서 죽으셨습니다.-이리하여 우리가 이제 그리스도의 피로써 하나님과 의 올바른 관계를 얻었으니 그리스도의 덕분으로 하나님의 진노에서 벗 어나게 될 것은 너무나 분명합니다"(로마 5:6-9/공동번역)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 가운데는 아직도 예수를 신성을 모독한 죄인으로 십자가에 못박는 자칭 의인들이 적지 않다. 예수를 반체제 위험분자로 십자가에 못박는 자칭 제사장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은 예수를 복음주의, 보수주의라는 이데올로 기 속에 가두어 버리고 있다. 예수는 죄인을 구원하는 복음이지 복음주의 자는 아니다. 예수는 인간을 죄에서 해방시키는 진리(요한 8:31-32)이지 칼빈이 만들어낸 교리(dogma)를 지키는 보수주의자는 아니다. 예수는 죄인에게 구원의 복음이다. 자칭 의인들에게는 세상을 시끄럽 게 하는 반동이요 이단자이다. 예수는 죄인들을 위해서 스스로 십자가의 죽음을 택했으며, 자칭 의인들에 의해서 신성모독과 반체제의 중죄인으로 십자가에 못박혔다.
그러므로 크리스마스는 죄인들에게는 구원의 축제요 자칭 의인들에게는 세상을 놀라게 하고 술렁거리게 하는 계엄시대의 도래이다. "그때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헤롯 왕이 당황한 것은 물론 예루 살렘이 온통 술렁거렸다"(마태 2:1-3) 예수는 죄인의 구주이시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는 것처럼 예수는 "의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 시키려 오셨다"(누가 5:31-32) 그렇기 때문에 예수의 주변에는 죄인들과 세리들이 들끓었으며 자연히 그들은 잔치를 자주 베풀며 구원의 기쁨을 나 누었다.(누가 5:29)
(3) 요셉은 약혼녀 마리아의 예수잉태사건이야말로 하나님의 예언의 성취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모든 일로써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 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 다"(마태 1:22-23) 요셉은 하나님의 예언을 성취한 사람이 되었다. 그 예언은 예수의 탄 생은 곧 임마누엘(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사건이라는 것이다. "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이것은 엄청난 정신적 변혁이요 신앙의 전 환이었다. "하나님은 높은데 계신 분", "하나님은 숨어계신 분"이었다. 그러나 그 "하나님께서 인간들이 사는 낮은데로 오셨다", "인간세계 가까이에 오셨다", "스스로를 인간들에게 보이셨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요 있을 수도 없었던 일이었다. 그러나 요셉은 그 놀랍고 두렵기조차 한 하나님의 변화를 경험한 것이다. 그야 말로 옛날 조상 야곱이 이스라엘로 거듭난 뒤 남겨 놓을 말 "브니엘"의 경 험을 재현한 것이다. "내가 하나님을 뵈옵고도 살아남았다"(창세기 32:28-32) 옛날, 어느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자기자신이 경험한 것이다. "임마누엘" 하나님 신앙으로 사는 사람들은 "야훼는 나의 목자"라고 믿었다. 다윗 왕의 노래는 백전백승의 제왕들, 승자들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들에서 양을 치며, 거리에서 집을 짓는 목수들의 하나님도 되신다는 뜻이다. "야훼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으로 인도하시는도다"(시 23편) 과연 예수는 갈릴리 호수가에서 실의와 좌절에 빠진 어부들에게 구주 가 되셨고, 거리에 버려진 병자들에게 구주가 되셨으며, 성전에서 수탈당하 며 회칠한 무덤 같던 위선자들의 속임수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구주가 되 셨으며 로마의 우상을 섬기던 약하디 약한 사람들에게 구주가 되셨다. 그래서 그가 있는 곳에서는 "호산나, 호산나"가 연발되었고 헤롯 왕마저 여 우새끼처럼 초라해졌다. 진실로 그는 "말씀(하나님)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은혜 와 진리가 충만하더라"는 사도 요한의 증언처럼 그가 있는 그때 그곳에는 거짓이 들통나고, 음모가 궤멸되고, 악령들이 갈 바를 알지 못한채 쫓겨났다. 그리고 그는 십자가에서 죽어가면서도 은혜와 진리를 계시하셨다. 그러므로 로마의 백부장은 그의 죽음을 집행하면서 "그는 과연 의인이었고,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를 십자가에 죽이던 모든 실정법, 로 마의 법이든, 유다의 법이든 그것들은 모두가 거짓이요, 음모요, 역사의 반동이었음을 고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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