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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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인 아버지가 아들을 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어긋난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된 것은 우연히 아들 방에서 어느 대학생의 학생증을 발견하면서 부터였다. 교수는 요즈음 아들의 성적이 뚝 떨어져 은근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터였다. 그날 밤 교수는 아들을 무릎 꿇여 앉힌 채 물었다."이 가짜 학생증은 웬거냐" "이 학생증으로 무슨 짓을 했느냐" "누구의 꾐에 빠졌느냐"교수가 아무리 닥달하고 달래도 아들은 묵묵부답이었다. 화가 난 교수는 아들의 생일 선물로 사 준 비싼 오디오 세트를 아들이 보는 앞에서 와지끈 부숴 버렸다. 그날 밤 교수의 아들은 부모 몰래 집을 나가 버렸다.가출한 아들을 부인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애타 했지만 교수는 "그런 자식은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낫소"하고 차갑게 대꾸했으나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부모의 가슴에 까만 재가 내려앉도록 속을 썩인 아들은 집 나간지 이틀만에 터덜터덜 돌아왔다.아들의 모습을 대하는 순간 교수는 다리가 휘청하도록 놀랐다. 아들이 빡빡 머리를 밀어 버린 것이다. 아들은 잘못을 뉘우치며 가짜 대학생증은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의 형 학생증을 훔쳐 만들었다고 실토했다. 어른 흉내를 내고 싶었던 아들은 그 학생증으로 술집과 디스코 클럽을 갔던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의 핸드백에서 돈을 훔쳐 술값을 충당했다고 고백했다.그러자 아버지는 말했다. "네가 집에서 저지른 잘못은 용서받을 수 있다. 우선 부모,자식사이 니까 말이다. 하지만 네가 남의 학생증을 훔친 것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 나는 너를 경찰에 고발할 테다. 법의 심판을 받을 마음의 각오는 되어 있느냐."교수는 삭발한 아들을 사문서 위조죄로 고발했으나 경찰에서는 학생이라는 신분과 학생증 주인의 선처를 받아들여 그냥 돌려보냈다. 그날 늦게 집에 돌아온 아들은 아버지를 보자마자 발치에 매달려 엉엉 울었다."잘못했습니다."비는 아들 앞에 빡빡 머리를 깍은 교수가 서 있었던 것이다. 아들을 경찰에 고발했던 아버지의 쓰리고 아픈 마음을 삭발로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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