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왕 강도의 때늦은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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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받고 난후 정말 내가 큰 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고 착하게 살려고 했는데 이미 일은 벌어져 있었습니다'10일 오후 3시 서울 종암경찰서 강력1반에는 지난달말 강도를 잡아 경찰서장 표창과 구청장 표창을 받았던 고교씨름왕 金모군(18^서울 H고교3)이 고개를 떨군 채 앉아 있었다.金군은 동료 씨름선수들과 8월31일부터 9월초까지 4차례에 걸쳐 강동지하철역^천호시장 등에서 학생과 취객들로부터 1백3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경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였다.金군은 지난달 23일 새벽 취객을 폭행하고 금품을 털고 있는 강도를 발견하고는 친구들과 1백여m를 뒤쫓아가 격투끝에 범인을 붙잡아 서울종암경찰서장 표창과 강동구청장 표창을 받았다.그러나 이미 자신이 잡은 범인과 같은 범행을 스스로 여러 차례 저질렀던 金군은 양심의 가책 때문에 어른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때 곧바로 경찰에 내가 한 짓을 털어놓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유명해져 있었어요.단지 앞으로는 절대 그런 짓을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金군은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경남 마산에서 열리고 있던 전국체전에 참가,고교씨름 4강까지 진출했으나 경찰의 출두요청을 받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서울로 올라왔다.金군의 범행은 토^일요일을 제외하고 계속되는 훈련 때문에 밖에도 나가지못하는 답답한 합숙생활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했다.金군은 '중학교 입학이후 줄곧 씨름부에 있으면서 계속되는 합숙생활이 답답해 욱하는 심정으로 한두차례 일을 저질렀다'며 '이런 짓을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친구와 후배들이 죄를 저지른 상태여서 막을수가 없었다'고 말했다.저지른 죄값을 달게 받겠다는 金군은 그러나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는 친구나 노래방에서 놀았다는 친구를 보면 너무 부러웠다'면서 '6년동안 참고 해왔던 운동을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아 두렵다'며 눈물을 흘렸다.<盧錫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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