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연애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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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중반 신촌의 세브란스의전 졸업반 학생과 이화여전 학생이 연애하다가 세브란스의전 학생이 여학생에게 마음이 멀어지자 여학생이 실연을 괴로워하다가 약을 먹고 자살하려 했다.이 사실이 이화여전 기숙사 사람들에게 알려지자 사감은 여학생은 물론이고 세브란스의전 학생도 퇴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사실을 안 세브란스의전 학생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교칙에 비추어보아 퇴학처분이 당연했으며 더구나 기독교 학교에서는 감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친구들은 대책이 없으니 G사감이 오기 전에 먼저 교장선생을 찾아가 고백하고 용서를 빌어 보라고 했다.그 학생은 그 방법밖에 없을 것 같아 교장실로 찾아가 떨면서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고백했다. 그랬더니 교장의 눈이 충혈되고 얼굴에 노기가 차올랐다.모든 것을 체념하고, "당장 퇴학이다!"라는 소리를 들을 줄 알았던 그에게 교장은 "그래, 그 여학생하고 결혼할테냐"하고 소리쳤다.그는 얼떨결에 "네"하고 대답했다. 교장은 "알았어. 나가!"라고 하였다.조금 후에 이화여전 기숙사 사감이 교장실로 찾아와 두 학생의 탈선을 공격하며 30분간을 항의하고 처벌을 요구했다.다 듣고 난 교장은, "독신이신 사감께는 미안한 일이나 내가 두 사람의 결혼식 주례를 맡기로 했으니 거들어 주시오. 아 그녀석이 이화여전 학생과 기꺼이 결혼하겠다는구려"하며 웃었다.사감은 당황하여 돌아갔다. 그 교장이 해관 오긍선 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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