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컴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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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어느 만큼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지니며 살고 있다고 말한 것은 프랑스의 여류작가 보브와르다.'신데렐라'는 '콩쥐팥쥐'처럼 계모에게 학대받고 살던 누더기 소녀가 마법사와 다람쥐, 숲새에 인도되어 왕자의 사랑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다. 신데렐라 컴플렉스란 공허한 현재의 생활에서 마법사나 다람쥐, 숲새 같은 어떤 우연이 매개되어 왕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인 것이다. 이 신데렐라 컴플렉스를 가공할 정도로 충족시키고 산 여인이 적지않다. 사과 팔던 영국소녀 제인 디그너가 그 전형적인 여인이다.'성자(聖者)의 마음도 움직이는 파란 눈동자'의 제인은 당시 영국의 10대 갑부 가운데 하나인 엘렌버러 경의 사랑이 권태롭다 하여 슈바르츠엔베르크 왕자, 루드비히 1세, 오토 희랍국왕으로 차례로 사랑을 옮겨간다. 그 목가적인 정사가 싫증나자 이번에는 유럽 제일의 미남 폰 벤니겐 남작과 유럽 제일의 호남 데오토키 백작, 두 귀족을 결투시켜 이긴 편인 백작과 더불어 희랍의 무인도에 요정의 집을 짓고 살았다.이 숱한 '왕자'들로도 성에 차지 않았던 제인은 이제 거친 산적단(山賊團)의 괴수를 찾아가 동서를 하더니 시리아사막에서 잡아온 아랍의 한 추장과 사랑에 빠진다. 그때 제인의 나이는 50이 넘었다. 스페인의 무희(舞姬) 로라 몽테스도 폴란드 총독->니콜라스 러시아 황제->오거스터스 바리아와->작곡가 리스트->노벨수상학자 애들러 박사 등 명사의 품만 골라 전전하여 '로라 컴플렉스'란 말을 정신의학자들 사이에 탄생시킨 장본인이 되고 있다.우리 나라에도 이 '왕자'선망으로 조정을 뒤엎은 로라가 한둘이 아니다.세종(世宗) 9년에 있었던 일이다. 당상관(堂上官)의 딸이요 평택현감의 아내인 감동(甘同)이 신병치료를 핑계로 친정인 서울에 올라와 남편이 있는 몸으로 당시 영의정이던 정모(鄭某)의 숨겨놓은 첩이 되더니 이어 38명의 사대부들을 전전, 성(性)의 포로로 삼고 있다. 그 가운데는 5명의 정승판서가 끼여 있었으며 왕족도 적지않았다. 성종(成宗) 때의 음녀(淫女) 어을우동(於乙宇同)역시 왕손인 태산군과 결혼하고도 섹스 스캔들로 귀족 및 상류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었다. '연비(聯臂)'라 하여 사랑을 맹세할 때마다 팔뚝에 연인의 이름을 쪼아 입묵(入墨)시키는 습속이 있었는데, 어을우동의 팔뚝에는 조정이 다 알 만한 명사의 이름이 여섯이나 연비되어 있었다.옥중에서 그녀가 한 "고관대작이니 도덕군자는 허수아비의 옷 같은 것이다"라는 말은 철학적 명언이 아닐 수 없다.유력한 미국의 대통령후보 게리 하트를 미국정계에서 증발시켜버린 육체파 모델 라이스 양이 하트뿐 아니라 세계적 무기상(武器商) 카쇼기, 모나코의 알버트 왕자, 록스타 돈 헨리 등 부유하고 유명한 남자만 골라 상대해왔다 하니 신데렐라 컴플렉스가 대단한 여인이 아닌가 싶다. 더우기 "언제나 스스로 원하는 것을 남자를 통해 얻곤 했다"하니 심증이 더 간다. 물론 소문난 여인을 가로채는 데 쾌감을 느끼는 사나이들의 야성도 피장파장의 컴플렉스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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