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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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어미닭을 따라다니는 병아리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참 재미있다.병아리들이 흩어져서 놀고있을 때 그 주위에다 헌 슬리퍼 한짝을 던져본다. 병아리들은 정체모를 적()의 침입에 종종걸음을 친다.그것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일제히 어미닭의 날개속으로 들어간다. 때로는 어미닭과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던 한두마리의 병아리들까지도 멀리 있는 어미닭을 찾아간다. 그 주변에 몸을 숨길만한 은닉처가 있어도 그런곳을 피난처로 삼지 않는다.바깥에서 놀던 어린아이가 우연히 가벼운 찰과상을 입을 때, 그는 으레 울면서 엄마에게로 달려간다. 그럴 때 엄마의 반응은 극히 간단하다.그 아이를 안아주면서 그 상처, 피부가 조금 벗겨 졌거나 피가 약간 날 정도의 상처부분을 부드러운 입김으로 호호 불어준다.그순간 뺨으로 흘러 내리던 두줄기의 눈물은 마르고, 목청껏 울었던 울음통도 고장이 난다. 참으로 신기하다.신뢰는 천부의 본능이다. 하니님이 사람의 마음속에 넣어주신 여러가지 행복의 요소들 중 신뢰는 거의 으뜸가는 것에 속한다.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 생각만해도 얼마나 기쁘고 우리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가! 서로 신뢰하면서 산다는 것은 그 한가지만으로도 행복의 기본요소를 갖춘 셈이다.[여명을 기다리는 마음,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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