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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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오히려 아름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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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발자취를 돌이켜 보니, 나도 어지간히 남부럽지않을 만큼 고생 깨나 한 편이다. 마치 고난의 잡화점이나차리고 있는 것처럼, 구색을 잘도 맞추면서 열심히도 울었다.그러면서 나는 그 많은 세월 동안 사람들을 웃기느라,머리카락이 다 빠질 정도로 몸부림을 쳐 왔다. 인물을 설정하고 이야기의 줄거리를 구상해서 작품을 쓰고 연출을했다."울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두려워, 우리는 서둘러 웃어야겠다."꼭 영국의 유머리스트 버나드 쇼의 심정이었다. 그처럼 나는 눈물을 삼키며 웃음을 만들어 냈다.그런데 막상 내 인생 드라마를 이제 쓰려고 하니, 기가 막히다. 이 작품이야말로 내가 쓴 게 아니요, 내가 연출한 것도 아니었다. 내가 아닌 다른 분… 이 세상을 만들고 나를 만드신 그분이 만든 것임을 확실하게 실감했다.왜냐하면, 내 인생 드라마는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른방향으로 펼쳐져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분 밑에서 나는 그저 한 명의 연기자에 불과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그런데도 나는 많은 세월 동안 내게 맡겨진 역할에서벗어나려고만 발버둥쳐 왔다. 그럴수록 나의 삶은 비극이되었다.나는 때늦게 방송에 출연하게 되면서 연기자 분수를깨닫게 되었다. 맡겨진 자기 역할을 감사하며 모든 것을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만이 최선의 길임을 눈치챘다.사방에 벽이 싸여서 빠져나갈 구멍이 한치도 보이지않더니, 생각을 바꾸어 고개를 들고 위를 보니, 푸른 하늘에 밝은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비로소 마음에 평안이찾아왔고 얼굴엔 웃음이 피어났다. 나는 열심히도 웃었다."괴로움에 짐짓 웃을 양이면 슬픔도 오히려 아름다운것이…."푸쉬킨의 시를 생각하며 그렇게도 애써서 웃었다.미국의 희극 여배우 캐롤버넷은 "희극은 비극에 세월을 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희극은 비극에 신앙을 더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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