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TOP
DOWN


술은 남성 기능의 적이다

본문

일찍이 셰익스피어는 <맥베스>에서 ‘술은 욕망을 자극하지만, 성행위는 감소시킨다’는 얘기를 한 바 있다.술에 대한 그의 간략한 언급은 오늘날 생리심리학을 연구한 학자들의 결론과 일치되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약간의 술은 억압된 심리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어성욕을 충동시키기에 적당할지 모른다. 그러나 술이 더들어가면 뇌의 이성적 능력을 둔화시키게 되니 충동적이며 공격적인 속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그리고 아주 만취된 상태에까지 이르면 술의 진정 작용은 혼수 상태나 완전 무기력 상태로까지 이끌어가게한다.술이 욕망을 자극한다는 말은 곧 성적 충동을 야기시키기엔 충분하나 실제로 성행위를 하려할 때 성기의경직도는 물론 성적 만족감을 저하시킨다는 뜻이다.남편들이 적당히 술에 취했을 때 아내들이 가끔 반기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남편들이 평소와 달리 충동적이나마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데 어떤 인간적매력을 느껴서일지도 모른다.뿐더러 성적 충동을 솔직히 표현하고 자유로운 성행위를 요구하는 남편의 태도가 뿌듯한 기쁨으로 다가오기때문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적당한 취기를 빌려 남편들이평소보다 더 오래 아내를 즐겁게 해주고 그래서 남편 역시 술의 효과를 얼마간 봤다고 하자.20, 30대까지는 그런대로 술과의 친화력을 느낄지도모른다. 그러나 갈수록 발기력이 전보다 떨어지고 성적쾌감 역시 술을 안마셨을 때보다 훨씬 덜하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할 때가 온다. 물론 평소 잦은 만취 상태를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만취상태에선 성행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쯤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이쯤되면 술이 성기능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대략짐작할 수 있으리라. 결국 술은 중추신경계에 진정 작용을 하는 약물의 하나로서 성 생리에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얘기다.이런 간단한 술의 생리적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여 결혼을 미루고 전전긍긍하는 남성들을 간혹나는 임상에서 맞곤 한다.27세의 미혼인 한 남성은 3년 전 친구들과 술을 실컷마신 뒤 직업 여성과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그런데이게 웬일인가. 도무지 발기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전엔술을 마셔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니 그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의심스러웠던 그는 그후 몇 차례 성관계를 시도했다.그러나 이제는 술을 안마신 상태에서도 자의대로 섹스를할 수가 없는 지경에까지 오게 됐다. 성불구가 된 건 아닌지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새벽 발기는 잘되고자위 행위시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요즘 집에서 결혼을 걱정하는데 아무래도 ‘남자로서의 책임’에 자신이 없어 차일피일 결혼을 미루고 있는중이라고 했다. 역시 술에 대한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된사례로 술에 아무리 취해도 성능력은 자의대로 조절할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상황이 갈수록 나빠져갔던 경우라 할 수 있다.자신의 의지대로 몸의 일부가 말을 안들을 때 누구든불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런 불안은 다음번성행위시에도 계속 이어진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불안감은 성애의 감정을 깨트린다.발기의 전제 조건인 성적 흥분의 감정이 파괴된 상태에서 발기를 바란다는 것은 신경이 끊어진 세포 조직이살아있기를 바라는 이치와 같다. 새벽 발기나 자위 행위시 아무런 문제가 없고 다만 상대와의 성행위시에만 발기가 안된다면 이런 현상은 분명 심인성 발기 부전인 것임에 틀림없다.이런 경우엔 물리적인 치료보다 성행위 불안을 감소시키는 성치료를 하여 성적 감정을 자연스럽게 회복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신승철<광혜병원 정신과 원장>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3,499 건 - 263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