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하고 기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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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1월 첫 한 주간은 내게 잊을 수 없는 날들이었다. 일주일에 열두 번의 집회가 있었는데, 매 시간마다 성도들이 꽉 들어차서 스스로도 놀라고 말았다. 너무도 부족한 나의 얘기를 듣고자 하는 분들 앞에서, 나는 하나님 영광 가리지 않게 해 달라고간절히 기도 드렸다.원래는, 서울 대 후배를 위한 집회만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집회 요청이 밀려들어오는 바람에 큰 누님이 거절할 수 없어서,많은 집회 일정을 짜 놓았던 것이다.누나는 목사님들의 요청에 어쩔 수 없었다고 양해를 구했지만,당황한 나는 즉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종수야, 너는 순종만하고 있거라! 성령님이 감당하시리라.""그렇지만, 어머니…." "걱정하지 마라. 하나님께서 너를 사용하신다. 순종하고 기도해라. 그리고, 오직 예수만 드러나게 하여라." 어머니께서는 그날부터 교회에서 금식하면서 일주일을 기도하셨다.자녀에게 문제가 있을 때마다, 기도로 지원하시는 어머니가 계시다면, 그 자녀는 천하를 다 얻은 것이다. 나는 어머니의 기도에힘입어, 집회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다.나는 가끔, 어머니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일인가를 생각해 본다. 어머니가 보살이었으면, 나도 보살이 되었을 것이고, 어머니가 무당이었다면 나도 무당이 되었을 것이다. 천지를 지으시고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시는 하나님을 믿어, 나도 그 하나님을 믿게 된 것이 얼마나 행복한 지 모른다. 아무 일을 만나든지 만사 형통할 것이다.한 가정에 기도하는 어머니만 계시면, 그 가정은 분명히 하나될 것이다. 가정 예배를 통해 우리를 어려서부터 말씀으로 가르치신 어머니께서는, 내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에도 하나님을 가장 먼저 섬기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첫 번째 인턴 월급을 받아 어머니께드렸을 때였다. "종수야, 이것은 첫 열매이니, 먼저 하나님께 드리자. 우리가 여태껏 고생했는데, 한 달만 더 고생하자." 어머니는이렇게 말씀하시며, 나의 첫 월급을 몽땅 봉투째 하나님께 바치셨다.나는 어머니 말씀이라면, 무조건 순종했다. 1976년 3월 의사 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했을 때에는, 삼일제약에서 커다란 트로피와상금 10만원을 보내 주셨다. 다시 봉투째 어머니께 드렸다. "종수야, 상금 타 본 일 없지 이것도 첫 열매이니, 하나님께 먼저 드리자." 어머니는, 그 상금도 봉투째 교회에 헌금하셨다. 첫 열매는마땅히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것이었다.하나님 안에서 온 가족이 함께 생각하고 의논하며 살아온 우리에게는, 그런 일들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어릴 때부터 성경 말씀으로 우리를 양육하셨기 때문에, 아무리 가난해도 우리는 어머니를 원망하거나 가난한 조상 탓을 하지 않았다. 가난에 처할 줄도알고 부에 처할 줄도 아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알고, 모든 환경을 감사로 받아들였다.◀원종수 권사의 <너는 내 것이라>에서▶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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