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훔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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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벤처기업들이 최근 적잖게 문을 닫았다고 한다.경제여건이 좋지 않다는 일반적인 이유 외에 근본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소가 우리 사회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정보사회를 헤쳐갈 최대의 무기가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란 점을 인식해서 기껏 의욕적으로 출발한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불법 복제품 범람으로 판로를 잃고 좌절끝에 폐업하는 현실은 우울하기 그지없다.실상 많은 비용과 시간과 정력을 들여 만들어 놓은 소프트웨어 제품도 며칠만 지나면 통신을 통해불법거래가 무수히 이루어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불법 복제율이 80%에 이르고 그 규모가매년 1백 억원어치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오는 판이다. 30만원 짜리 소프트웨어가 불법 복제품으로 시장에 나와 10만원 혹은 5만원에 판매됨으로써 정품 의 판로를 완전히 차단하고 만다. 이렇게 되면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투자할 자금회수가 불가능하고 더 좋은 제품으로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없다. 도둑질한 복제자는 쉽게 돈을 벌고 정직하게 열심히 일한 개발사는망하는 부조리를 막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소프트산업이 더 이상 명맥을 유지할 수 없 게되는 것은 더 큰 문제일 것이다.이런 그릇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불법 복사자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에 못잖게 불법복제품을 사주는 고객이나 그런 부정을 눈감아 주는 우리 사회의 책임도 적잖게 크다고 할 것이다.국가기관이나 기업 등이 솔선해 소프트웨어 불법이용을 자제해야 하는 것은 물론,새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늘 예산을 책정하는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특히 문제인 것은 불법복제가 우리 사회에서는 친고죄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법리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이렇게 개발사의 고소가 있어야 불법을 단속하게 되면 우리 사회에서 불법 복제품을 일소하는 것은거의 불가능할 밖에 없다. 수사기능도 없는 개발사들이 불법 복사품을 찾아 시간을 낭비할 수도 없고,수사기관이 잘 협조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 겠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고죄 규정을 없애고 이에 수반해정부가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을 위해 불법복제 거래를 뿌리뽑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단속을 강행할 때 정보화사회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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