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문헌병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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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지난 19일 밤, 가족들을 승용차편으로 속초까지 데려다 주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이미 캄캄한 어둠에 싸여 있었다. 미시령 고갯길이 승용차 행렬로 가득 메워져 있는 것을 보고는 [조금더 늦게 출발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가족들과 저녁까지 마치고귀경길에 오른 탓이다.자정이 가까운 시각. 군데군데 휴게소에서 잠시 쉬긴 했지만 하루 10시간 넘게 운전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였다.게다가 차는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졸음이 끈질기게 따라붙었다.원통을 조금 지나서였을까. 바리케이드가 나타나고 총을 든 헌병들의 모습이 보였다. 막히는 길에 검문소까지…. 짜증이 났다. 헌병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차 창문을 열었다. 뜻밖에도 다가온 헌병의 얼굴엔 싱긋한 웃음이 담겨 있었다.{밤길에 피곤하시죠. 조심해 가십시오!}.경례를 붙인 헌병은 껌 한개를 내밀었다. 졸음은 금방 달아나고어느새 서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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