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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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카우트같은 소년소녀단의 게임에 [메시지 릴레이]라는게있다.줄지어서있는 선두에게 기다란 메시지를 구두로 전달,차례로 구전시켜 최후의 자에게 보다 사실에 가깝게 전달시키는 편이 이기는 게임이다. 물론 그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된다는 법은 절대없고 구전되는 도중에 놀랍게 변질되어 전혀 딴 메시지로 둔갑하게 마련이다.이렇게 엉뚱하게 변질된 소문을 미국에서는 [러시안 속삭임]이라하고 소련에서는[아메리칸 메시지] 라 한다. 확률론의 대가 마르코프는 이를 추이확률항렬이라 개념화하고 진위가 절반이상으로 변질된다고 증명하고 있다.소문이 사람들을 거쳐가는동안 끼어드는 거짓의 비중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된다.거짓말이론에 [에피메니데스의 역설]이라는 것도 있다.에피메니데스는 기원전 5백년에 예언자노릇을 했다던 크레타 출신의 전설적 인물이다. 2백99세까지 장수했다는 자체가 거짓말이요, 청년시대에 아버지 분부로 길잃은 아기양을 찾아 나섰다가 동굴에서 낮잠을 자고 났더니 57년이 지났다는등 거짓투성이의 인물이다.이 에피메니데스가 [크레타 사람은 모두가 거짓말 쟁이다]고 말했다 한다. 크레타출신인 자신마저 싸잡아 거짓말쟁이로 만든 것이 되니 그렇다면 그가 한말은 모두가 거짓말이 되고 자신은 정직한 사람이된다는 역설이 성립된다. 곧 에피메니데스의 역설...하면 거짓말투성이가 합리화되어 버젓이 행세되는 모순을 의미한다.옛 우리 조상들의 글 놀음에 모순문이라는 것이 있었다.한가하게 정자에 둘러앉아 누군가가 [옛날 옛날 아주 그옛날의 바로일전에...] 하고 모순문의 서두를 꺼내면 이 말을 받아 [달도 별도 없는 달 밝은 밤에...]한다.다시 이 말을 받아 [두개의 가마가 삼렬(三列)로 서서] [구불구불한 반듯한 길을...] [바른쪽으로 외로 돌아...]하고 받아 나간다.이세상에는 [러시안 속삭임]이며 [에피메니데스의 역설]이며 그리고 [모순문]이며 거짓말이 버젓이 살 땅을 마련해 주고 있고 또 거짓말 아닌 것처럼 행세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하지만 [웅진여성의]의 에이즈를 둔 그 큰 거짓말이 그렇게 계획적으로 시도되리라고 까지는... 황색상혼에 책동된 에피메니데스의 조작이 [러시안 속삭임]을 타고 번져 나아가 모순문속에 얽어매 놓은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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