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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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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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제주도에 부흥회를 인도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조그만 여관에서 여장을 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청소부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나이가 많으신 분이었는데 1주일을 지내다 보니 퍽 친해졌다. 아주머니는 자신이 알콜중독자였고, 20년간 창녀였다는 과거사를 서슴없이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나이가 드니까 이제 그것도 하기가 어려워서 먹고 살기는 해야겠고, 해서 이런 궂은 일이며 청소를 하고 다닌다고 했다.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일대기였다.1)그런데 그때 내가 하나 물어보았다. "하나 물어봅시다. 보니까 일본사람들이 많이 와 있는데 저녁에 자기 방에 들어갈 때에 아가씨를 둘씩 데리고 들어가던데,정말 둘 다 데리고 자는 거요" 그랬더니 "그럼요, 그게 요새 유행이예요." 그래서 내가 한마디 더 물었다. "그것이 사실이요" 했더니 그 분이 대답하는데그 소리가 내게는 얼마나 크게 들렸는지 모른다. "우리네 세계에 거짓말은 없습니다." 아주 가슴이 찡하였었다. 지위가 있고 명예가 있고 뭐다뭐다 해서 욕심이 많으니까 그것 챙기느라고 거짓말을 하지, 아주 인생 밑바닥까지 다 노출하고 사는 그 세계에서 무슨 거짓말이 필요하겠는가2)그러나 그 이야기를 다 듣고나자 저로서는 납득이 안가는점이 있었다. "그것이 모두 사실입니까" "우리 세계에는 거짓말이 없습니다. 사실입니다. 나는 알콜중독자였고, 창녀였습니다." 힘 하나 안들이고 담담하게 말하는 아주머니의 답변은 가슴이 뜨끔해질 만큼 충격적이었다. "내 삶이 바닥까지 내려왔는데, 무슨 이유로 거짓말을 하겠어요" 거짓날을 할 이유가 없었던것이다. 얼마큼의 명예나 체면, 변변치 못한 자기 우월감 때문에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고 허세를 부리고 돌아서서 울어야 하는가 이것이 바로 지성인의 맹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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