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모자'이야기의 원조
본문
서울 영등포구 어느 교회에 계씨 성을 가진 장로가 있었다. 1954년경 산기슭에서 계 장로는 개를 키우면서 생계를 꾸려갔다. 개는 그 수가 늘어나면서 2백마리가 넘게 되었다. 그 무렵 교회에서는 교회당 건축을 위하여 헌금을 하게 되었다. 교회의 장로는 모든 면에 교회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위치이다. 그러나 계 장로는 교회당 건축헌금에 앞서지 못했다. 개 한 마리 값을 건축헌금으로 작정한 것이다. 목사님은 계 장로의 건축헌금에 실망하였다. 장로가 앞서 주어야 교인들이 따라올 것인데 장로가 200마리 개를 키우면서 한 마리 값을 내놓겠다고 했으니 말이 아니었다.그런데 그날 밤, 계 장로는 잠을 자다가 너무도 생생한 꿈을 꾸게 되었다. 꿈에서 깨어난 계 장로는 그 자리에서 통회자복하고 목사님을 찾아가 만났다. "목사님, 다음 주일 밤 예배 시간에 나에게 간증할 시간을 주십시오. 제가 꼭 전체 교인 앞에서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그저 주일 밤에 다 이야기 하겠습니다." 주일 밤이 되었다. 계 장로는 교인들 앞에 나서서 그날 밤 생생한 꿈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개 한 마리 건축헌금으로 내어 놓고 잠을 자던 그 밤에 계 장로는 천국에 간 것이었다. 천사의 안내를 받아 한 방에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각종 면류관이 진열되어 있었다. 면류관들은 금, 은, 동, 철, 납, 각종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보석들이 다 다르게 번쩍거리고 있었다. 계 장로는 천사에게 물었다. "제 것도 있습니까" "있지요." "어느 것이 저의 것입니까" "당신의 머리에 꼭 맞는 것이 당신 것이오." 계 장로는 금 면류관을 써보았다. 그러나 머리에 들어가지 않았다. 다른 모든 면류관도 도무지 머리에 맞지 않아 쓸 수가 없었다. "제 머리에 맞는 것이 없습니다." "저기도 있잖아요." 천사가 가르치는 데를 보니 개털모자가 하나 있었다. "저것을 어떻게 쓰겠습니까" "한번 써보세요." 계 장로가 개털모자를 쓰니 그것이 머리에 딱 맞는 것이었다. "이럴 수가" 당황하며 모자를 벗으려 하는데 천사가 말했다. "벗지 마시오. 그것이 당신 것입니다." "아니, 이것이 내 것이라니" "한 일도 없으면서 주제 넘게 금면류관을 넘보았나요" 계 장로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아니, 이럴 수가" 하고 소리치다가 깨어보니 꿈이었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여러분, 나 계 장로는 개털모자 장로였습니다. 이 부끄러움을 벗기 위해 개 백 마리를 연보하겠습니다." "계 장로님이 개털모자 장로 될 뻔했네!" 누군가가 소리쳤다. 청중석에서 웃음소리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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