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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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여자JAL기(機) 추락으로 5백 수십 명이 죽었는데, 살아 남은 4명이 모두 여자였다는 기적이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그 4명 중에 남자 한 명쯤 끼어 있어도 될 법한데 말이다. 우연한 일치라면 말할 나위가 없겠다.하지만 살아 남은 사람이 모두 여자라는 데 만의 하나라도 필연성이 있다면 그것이 뭣일까. 허튼 소리로 들어 넘겨도 좋으니 그 궁금증을 나름대로 풀어 볼까 한다.먼 옛날 노인(老人)을 산채로 버려 죽게 하는 기로국(棄老國)의 왕비(王妃)가 병을 앓아 죽게 되었다. 어느 한 점장이가 황조(黃鳥)의 간을 먹으면 낫는데, 암컷의 간이라야 낫고, 잘못 수컷의 간을 먹으면 죽는다고 했다. 왕은 어떻게 암수를 가리는냐를 나라 백성들에게 광고를 하여 물었다. 가난한 백성 하나가 산중에 버려둔 노부(老父)를 찾아가 물었더니 황조를 잡아 방안에 가두어 뜨겁게 불을 지피면 난폭하게 굴다가 빨리 지쳐 죽는 놈이 숫놈이요, 지그시 버티어 내는 놈이 암놈이라 했다.이 지혜가 상달되어 왕비(王妃)는 살아나고 노인의 지혜를 존중하여 기로(棄老)의 습속을 폐했다는 중국 설화가 있다. 비단 이 설화(說話)에서 뿐 아니라 새나 짐승들은 암컷이 수컷보다 죽음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는 것은 옛 전통 사회에서 상식이었다. 같은 동물에 속하는 사람의 성(性)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이번 `기적'이 암시해준 것이 아닐까.외부의 압력이나 충격에 여자가 보다 방어적인 것도 상식이다. 화산(火山) 폭발로 묻혀 버린 폼페이 유적을 발국했을 때 남자들은 등을 아래로 하여 누워 죽어 있었는데 여자들은 엎어져 죽어 있는데 예외가 없었다 했다.유방이라는 남성에게 없는 가중된 무게가 엎어지게 한다는 물리적 해석을 하는 이도 있지만 가해물에 정면 대결하는 남성과는 달리 등을 대고 방어하려는 여성의 심리적 차원에서 해석을 하는 이도 있다. 아뭏든 방어 자세가 대결 자세보다는 가해를 덜 받기에 생존율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또한 여자가 남자에 비겨 체중이나 체표(體表) 면적이 적고 지방질이 많아 외압이나 충격을 덜 받게 되고, 자율 신경(自律 神經)이 남자보다 발달, 자극이나 변화에 보다 빨리 대처한다는 생리(生理)도 `기적'의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뭣보다 원천적으로 남성(男性)이 여성(女性)보다 생명력이 약한 때문도 있을 것이다.출산 전 어머니의 뱃속에서 부터 남자는 여자보다 25%나 많이 죽고 출산할때도 여자보다 54%, 유아(幼兒)적에도 27% 많이 죽는다. `여자는 죽지 않을 병만 선택해서 앓는다.'(생물학자 O.티보)고 빗댈 만큼 남자에 비겨 병에도 강하고 수명도 남자보다 7세를 많이 사는 것이 상식이다. 같은 사경(死境)에서도 생존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여자는 강(强)한 성(性)이다. 이런 때에 약(弱)한 성(性)인 사나이들 좀 맘껏 가엾게 여겨봄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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