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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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큰 폭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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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개념규정은 보는 눈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지만 약방의 감초같은게 스피드다. 이 스피드의 맛을 못잊어 빠져들다가 끝내 목숨까지 잃은 사람은 너무나 많다.이처럼 목숨을 걸고 속도감을 즐길수 있는것 가운데 하나가 오토바이다. 오토바이의 속도감을 그린 이런 글귀도 있다. '오토바이를 집어타고 죽도록 달려가고 싶은 충동, 말하자면 나는 시속 100마일로 살아야하고 제임스 딘과 같이 시속 150마일로 죽어야한다'. <파스토시>이토록 '죽도록 달려가고 싶어' 스피드를 즐기는 나홀로파도 있지만 패거리를 지어 공포감을 조성하는 건 폭주족이다. 이른바 지옥의 천사들이라는 헬스 에인절스니 뭐니 하는 것들은 미국의 폭주족이다.천둥우뢰를 뜻한다는 가미나리족은 일본의 원조격이다. 40년대 후반 고개를 들기시작한 미국의 폭주족이 스크린에 등장한 때는 1953년. 요즘엔 우리 영화에서도 곧잘 액션 신이나 범죄장면을 연출한다.우리나라에 폭주족이 본격 등장한 때는 80년대초. 돈푼이나 있는 집안의 아이들이 값비싼 오토바이를 몰고다니며 한껏 멋을 부리던 시절이었다. 외국문물이라면 무엇이 됐든 거리낌없이 받아들여 흉내내는 부류들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요즘엔 폭주족사회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져 10대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세상이 됐다.이들의 입을 빌리면 오토바이폭주는 단연 최고다. '사고로 몸을 다쳐도 재미가 그만' 이라거나 '여자친구 사귀기가 쉽다'는게 이들의 예찬론이다. 복잡한 대로상에서 곡예 운전 솜씨를 자랑하느라 남의 간을 콩알만하게 만들고 밤거리의 범죄꾼되기를 마다않는게 이들이다.지난해엔 동료를 구하겠다고 파출소에 화염병을 던진 10대들이 있었다. 이번엔 순찰차를 둘러싸고 떼를 지어 쇠파이프로 단속경관을 위협한 사건이 일어났다. 갈수록 간이 커지는 이들을 두고만 볼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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