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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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든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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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5시 40분 김포공항 입국장. 가방 하나만을 달랑 든허름한 스웨터차림의 젊은이가 나타나자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터졌다. 그는 잠시 멋적은 표정을 짓더니 총총히 발길을 돌려 입국장을빠져나갔다.[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였다. 어느 기자가 중얼거렸다. {정말 빌게이츠가 맞긴 맞는거야} 그럴 만도 했다. 세계 제 1의 갑부라면서수행원 하나없이 손수 짐을 들고 나오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빌 게이츠와 유나이티드항공 807기를 함께 타고온 본사 뉴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의 말은 더욱 예상밖이었다. 그가 처음 구입한 비행기표는2등석.1년 매출액 47억달러(약 3조7천억원)의 대기업 총수가 1등석을 마다한 것이다. 비행기가 이륙한 후에야 승무원의 배려였는지 아니면 마일리지(누적비행거리) 서비스에 따른 것이었는지 그는 1등석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는 것이다.빌 게이츠는 하루 평균 15시간씩 일을 하는 일벌레이기도 하다. 2박3일의 짧은 방한기간동안 그는 무려 아홉번의 연설을 한다. 6일 하루에만기자회견, 제품발표회, 강연 등을 통해 다섯번 연설을 했다. 방한에 앞서빌 게이츠 비서팀은 마이크로소프트사 한국지사에 전자메일로 이런 협조를요청해왔다.{회장을 단 1분도 쉬지않게 하라} {영업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만남도 상관없다} {회장 개인에 대한 일체의 배려와 의전은 불필요하다.}.이번 일정도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면도날을 끼워넣을 만큼의 틈이 없다. 그는 끊임없이 말하고 움직인다. 그 흔한 오찬, 만찬도 최대한으로 줄이고 대개 햄버거와 콜라로 때운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다.가방을 들어주는 수행비서가 없으면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생각하는한국의 최고경영자들. 큰 결정만 내리면 영업이야 아랫사람들이 하는 것아니냐고 믿는 기업인들은 필마단기로 한국시장을 바람처럼 휘젓고 다니는빌 게이츠를 한번쯤 눈여겨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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