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본문
1. 주님의 눈길나는 주님과 퍽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혹은 뭘 청하기도 하고, 혹은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혹은 챤양하기도 하고, 혹은 감사드리기도 하고.. 그러나 늘 나에게는 이런 찜찜한 느낌이 있었다. 내가 그분의 눈을들여다보기를 그분이 바라고 계시다는.. 그리고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는..나는 곧잘 말씀을 여쭙곤 하면서도 그분이 날 바라보고 계시다고 느껴지면 그만 그 눈길을 피해 달아나는것이었다. 언제나 나는 그 눈길을 멀리했다.그리고 그 까닭을 알고 있었다. 두려웠던 것이다. 그 눈길 속에서 뭔가 뉘우치지 아니한 죄에 대한 나무람을 보게 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어떤 요구가 있으리라고, 뭔가 나에게 원하시는 바가 있으리라고 은근히 염려하고 있었던 것이다.어느 날, 나는 기어이 용기를 내어 마음을 가다듬고 주님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아무 책망도 없었다. 아무 요구도 없었다.그 눈은 그저“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나는 그 눈을 들여다보았다. 살피듯 바라보았다. 그래도 역시 그 눈길이 전해주는 말씀은 한마디뿐이었다.“나는 너를 사랑한다.”그리고 나는 나와서 울었다. 닭 울기 전 주님을 세번 부인하고 나와서 울었던 베드로처럼.2. 부담스러워서언젠가 이런일이 있었습니다.성가대에서 불우한 이웃을 돕자는 제안을 누가 했습니다. 모두가 다 이구 동성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찬성했습니다.어디로 갈 것인가 매우 진지하게 토론을 했습니다.추운 겨울이니까 냉방에서 고생하는 노인들을 찾아가기로 꽤 시간이 흐른 뒤에 결정을 보았습니다.그리고 어떻게 그분들에게 갈 것인가를 다시 논의하게 되었습니다.무엇을 사가지고 갈까 음식은 무엇을 준비할까 세밀하게 그것도 별 어려움없이 진행을 했습니다.아주 그럴듯하게 푸짐했습니다.마지막으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원들이 얼마씩 부담을 해야 할것인가를 논하게 되었는데 누구하나 웃는 얼굴이 없었습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냉냉해 집니다.말 잘하던 사람들도 입을 꼭 다물고만 있습니다. 심각해 진 것입니다. 남을 돕는 일은 아름다운 것인데,그래서 마음도 회심하고 정신도 회심했는데 그만 돈지갑이 회심하지 못한 것입니다.결국 앞에서 계획한 많은 부분을 삭제하고 떡만 조금 해가지고 가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그것도대원들이 부담하지 않고 있는 회비로 충당하되 부족한 것은 울며 겨자먹기로 성가대장이 지원하는 형식으로결론을 보았는데 그 회의가 다 끝나자 후련한 듯이 사람들은 다시금 명랑해졌고 아무일이 없었다는 듯이 자리를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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