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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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중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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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는 중학교 2학년입니다.그에게 이상증세가 발견된 것은 몇 달전, 빈혈이 오고 자주 어지러워 병원을 찾았을때 아연실색했습니다. 백혈병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한동안 보이지 않던 경미가 교회를 찾았을때 헬쓱해진 얼굴말고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입원해 치료를 받던 경미는 학생회 문학의 밤에 맞춰 잠시 외출을 허락받은 것입니다. 마스크를 하고 모자를 눌러 쓴 경미모습이 무거워 보입니다. 그렇잖아도 여리고 허약해 보이던아이가 그토록 무서운 병에 걸려 허덕인 걸 생각하니 답답한 가슴을 가눌 수 없었습니다.이럴 때 늘 떠오르는 생각은 신정론 문제입니다. 왜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가 과연 하나님은 선하신가 그렇다면 왜 선한 사람이 고통을 당하는가그리스의 쾌락주의 창시자 에피큐러스는 이 문제에 대해 {만일 악을 막고 싶으나 그럴 수 없다면 무능력한 하나님이고 반대로 능력은 있으나 세상에 악을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고약한 하나님이다}고 말했습니다.어거스틴은 이에 반해 악은 존재하지 않으며 선의 부재, 선의 결핍 뿐이라고 했습니다.그러나 사상가들의 이런 주장이 지금 고통당하는 이에게 얼마나 위안이 될 수 있을까요 자칫하면 한 대의 몰핀주사만 못 할 수도 있습니다.하나님은 이런 상황을 변명하거나 자신을 합리화 하시지 않습니다.일일이 설명해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처한 아픔의 현실에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가더욱 중요한 문제입니다. 극심한 고통의 한 복판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게 중요한 일 아닐까요 오기 싫어하는 경미를 다시 태우고 병원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경미 엄마가 했던 말이 크게남습니다.{목사님 참 이상해요. 현실을 보면 힘들고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처럼 기쁘고 감사할 수 없어요. 살아있는 하루하루가 새롭고 순간순간이 감사해요. 결혼후 13년이 훨씬 넘는시간이었지만 지금처럼 행복한 적은 없어요.}한 겨울, 백설이 뒤덮인 광야에서 피어나는 매화가 생각나는 건 왠지 모르겠습니다. 찬서리 매울 수록 매화향기 그윽한 때문일까요정학진<목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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