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TOP
DOWN


서낭당

본문

제 명대로 못 살고 억울하게 숨진 원혼들의 원과 한을 푸는 진혼(鎭魂) 민속은 비록 우리 한국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이 공통되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희랍에서 터키로 가는 바다 가운데에서 아름다운 노래로 울어댄다는 세이렌도 그 원혼들이다.희랍에서는 해마다 이 세이렌의 진혼제를 올리는데, 세이렌이 등장하는 호머의 <오딧세이>가 공연되고 세이렌을 주제로 한 베르디의 <진혼 미사>가 연주된다고 한다.독일 민요로 널리 불려지는 라인 강의 <로렐라이>도 이 비명에 숨진 원혼이다. 슈베르트의 소품에 <리타나이>라는 아름다운 가곡이 있는데, 독일에서는 특정한 날을 잡아 비명에 숨진 사람들을 진혼하는 아가씨들의 기도가 민속화돼 있었으며 이때 부르는 진혼곡이 <리타나이>인 것이다.적화 이전의 베트남에서도 `암충신'으로 불리는 영혼의 집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 역시 비명에 숨진 영혼들을 불러 위령하는 곳이다. 시나몬의 향을 태우며  `억울함을 나에게 나눠 주고 편안히 잠들라'는 역시 진혼의 기도문을 외고 있는 것을 보았다.하물며 한에 민감한 우리 한국에서임에랴. 고려 때부터 국가적 규모로 성황제(城隍祭)를 베풀었는데 이 억울한 원혼들을 초혼하고 진혼하는 절차로 진행됐던 것이다. 이것이 민속화하여 산천(山川)이나 동구(洞口) 밖 등 도처에 널려 있는 서낭당의 서낭 신앙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육조나 동헌 등 각 관아에는 부군당을 구내에 두어 관내에서 억울하게 숨진 이들을 위령하는 관행도있었다.그리하여 마을을 드나들 때마다, 또 산 넘고 물을 건널 때마다 서낭당에 돌을 얹거나 합장함으로써 그 원한을 항상 공감, 나눠가짐으로써 위령을 했던 것이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3,499 건 - 322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