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독살
본문
하늘에 계시는 범천이 자비롭다고 소문이 난 시비왕을 시험해 보고자 한 마리의 독수리로 변신한다. 그 독수리가 비둘기 한 마리를 쫓자 시비왕의 품으로 숨어 들었다. 독수리는 비둘기를 내달라고 요구했다. 내주지 않으면 굶어죽게 되었으니 독수리 죽음에도 자비를 베풀어 주옵소서 했다. 옳다 싶었지만 비둘기를 내줄 수는 없어 자신의 살을 베어 주겠다고 했다. 이에 독수리는비둘기 분량만큼을 요구하였다. 저울을 갖다 놓고 살을 베어 얹어 비둘기 무게와 평형을 이루도록 하는데 온몸의 살을 다발라 얹어도 비둘기 무게에 이르지 않았다.이에 범천은 욕망은 이처럼 그지없는 것이요 그 그지없는 욕망의 무게가 바로 평생 감당해야 할 고뇌의 무게이니라 하였다. 그래서 동남아 소승불교 문화권에서의 비둘기는 철학적 새로 되어 있다. 인간 고뇌를 양적으로 상징했기때문이다.희랍에서는 제우스신의 신탁을 풀이하는 무녀가 있었는데 비둘기 우는 소리를 신과의 통신 수단으로 삼았으니 비둘기는 신의 사자였던 것이다. 그래선지[악마는 비둘기와 아가양을 빼놓고 둔갑하지 못하는게 없다]는 속담을 서양에있게한 것일 게다.장수 노인에게 비둘기 손잡이의 지팡이(구장)를 희사하고 회갑 잔치에서 비둘기가 새겨진 젓가락을 바치며 연수를 빌었으니 장수의 상징이요 나무에 흰비둘기가 깃을 드리우면 효자가 난다고 하여 경사로 쳤으니 비둘기의 이미지는 긍정적이었다.반면에 음욕을 키우는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잘 먹는다고 하여 남의 남자를꼬이는 끼가 있는 여자로, 또 까치 집에 곧잘 들어가 산다 하여 자기 남편을두고 외간남자와 서방질하는 음녀로 비유되기도 한다.지난봄 경희궁 비둘기 1백여마리가 거품을 뿜고 죽더니 엊그제는 한강 시민공원 비둘기 1백50여마리가 한 노인이 준 모이를 먹고 집단 독살당하고 있다.세상 살면서 소외나 좌절, 실의, 불만을 불특정 다수의 가해로 풀려는 심리가애꿎은 비둘기에 투사된게 아니면 집단 사육에서 이탈된 가출 비둘기가 배설물로 주택가를 오염시키는 공해요소로서 받는 수난중 어느 하나일 것이다.전자라면 비둘기를 살상 대상으로 삼은 것이 비겁하고, 후자라면 가출 비둘기가 없도록 훈련시키는 비둘기 학교라도 세워 도시 비둘기의 습성을 바로잡는 일일 것이다. 애틀랜타 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출 비둘기를 없애고자 비둘기를 날리는 대신 종이 비둘기를 들고 돌았던 장면을 상상해 보았으면 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