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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성 원리와 모성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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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자 빅토르 프랑클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농도짙은 父性을 표출한사람으로 팔코네를 든다. 메리메의 소설속의 주인공이다.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섬 외딴집에서 소년 마테오가 집을 지키고 있는데 애국 독립군 게릴라가 헌병에게 쫓겨 짚더미 속에 숨었다. 뒤쫓아온 헌병이 숨은 곳을 대라하며 마테오를 회중시계로 유혹했다. 이에 넘어가 숨은 곳을 턱으로 가리켜 주었고 독립군은 끌려 나갔다. 돌아온 아버지 팔코네가 이 사실을 알자 총에 장탄을 하고 마테오를 앞세워 개울가로 나갔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다리를 붙들고 질질끌려가며 마테오를 용서해 달라고 애원하지만 막무가내였다. 드디어 총소리가났고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어머니더러 "놈을 위해 기도해 주라"고만 했다.자식을 둔 어버이의 情을 잘잘못을 포용하는 母性 원리와 잘잘못을 끊고 맺는父性原理로 가르는데 마테오 아버지는 父性原理의 극한 표출이라 할 수 있다.이에 비해 중국의 노신은 두자춘 이상으로 모정이 진한 경우는 동서고금에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나라 전기의 주인공인 두자춘은 신선이 되는 조건으로아무리 가혹한 인간의 한계상황을 당하더라도 소리를 지르지 말아야 한다는계시를 받는다.열여덟 지옥의 혹독한 상황에도 입을 떼지 않자 아내를 데려다 눈 앞에서촌단해 죽여도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 끝내는 두자춘을 잔인하게 저며 죽였지만 입은 열지를 않았다. 산동성에서 벙어리 여자로 태어난 두자춘은 과거에급제한 노규라는 사나이와 결혼해 아기를 낳았다. 아내의 무언 무표정 무감동에 급기야 발광한 남편이 홧김에 그 아기를 들어 뜨락에 내동댕이 치자 그때서야 비로소 {앗!} 하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 안았다. 그래서 두자춘은 신선으로서 실격을 하고 만다. 얼마나 가공할 母性인가.팔코네로 대변되는 부성원리와 두자춘으로 대변되는 모성원리의 적절한 조화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어버이상이랄 수 있다. 한데 한국의 어버이들에게는두자춘만 왕성하고 팔코네는 외출해서 돌아오지 않은지 기십년이다. 그래서한국인속의 모성원리가 딸의 살인혐의를 어머니가 자진해 둘러 쓰고, 손자를구하고 트럭에 치이는 할머니가 생겨나는 한편 한국인에겐 증발하고 없어진부성원리가 70대의 아버지를 버려 여관을 전전하다가 죽어가게 하고 할머니를 때려눕히고 통장을 빼앗아가게 하는 패륜사건이 어버이날을 앞두고도 멎을줄을 모른다.- 1996. 5. 8. 이규태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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