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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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것을 [배신]의 관점에서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성계는고려왕조를 배신함으로써 왕권을 잡았다. 수양대군은 나어린 조카 단종을 배신했고, 이시애 이징옥등 역대의 반란군 대장들도 대부분 부하의배신으로 실패했다.동학 농민혁명의 영웅 전봉준 역시 마지막엔 배신한 동학교도의 신고로 관군에 붙잡혔다. 만주벌판의 항일대장 김좌진은 다른 사람도 아닌 동족에 의해 등뒤에서 총을 맞았고, 똑같은 독립군 대장 양세봉 윤세주사령도 모두 전투가 아닌 기습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리고 그들의 죽음을 그들의 [동족 후손들]은 지금 별로 기억하지 않고 있다. 이것 역시 분명한 배신이요 반역이다.8·15후 최대의 반역은 김구 암살이었다. 일제 침략자들도 감히 건드리지 못한 백범 김구-- 그 거목을 그의 동족 [안두희와 그 비호세력]이 죽였다.그리고 그 배신자들은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잘먹고 잘살았다. 그런[민족에 대한 배신자]들을 처단하겠다며 [반민특위]라는게 생겼었다.그런데 그게 불과 몇 달도 안가 친일 실권파에 의해 하루아침에 [쿠데타] 당하고 말았다. 반역자들에 의한 2중, 3중의 배신이었던 셈이다.4·19후에도 배신의 역사는 끊이지 않는다. 장면 총리에 대한 육군참모총장 장도영의 배신부터가 비겁하기 짝이 없었다. 반란군을 제압하고 응징했어야 할 참모총장이 반란군의 앞잡이가 되었으니 더이상 무슨할말이 있겠는가. 그러나 코미디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런 배신자를 박정희는 [실컷 이용만 하고서] 탁 차버렸다. 배신자의 배신당함이었다. 그후 장도영은 서울구치소에 들어가 그가 배신했던 제2공화국각료들과 함께 똑같은 옥사에 수감되었다.박정희는 배신과 반란에 의해 정권을 잡았지만 그 역시 배신에 의해끝장을 만났다. 서로마 제국이 궁정 수비대장 오도아켈의 배신으로 멸망했듯이, 유신정권도 적이 아닌 [같은 패거리]에 의해 장송당한 것이다. 배신의 행렬은 도도히() 계속된다. 전두환 노태우 등 [30단에 모인별들]이 참모총장 정승화한테 총칼을 들이댔다. 그러나 노태우는 훗날 [그날의 동지] 전두환을 배신하고 그를 백담사에 보냈다. 광주에서그토록 용감했던 전두환도 배신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던 모양이다.드디어 문민정부가 들어섰다. 그러나 문민이 반드시 [약속]의 정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3당합당, YS의 JP축출, DJ와 이기택의 [그짧았던] 동거생활 -- 온통 너나 할 것 없이 [토사구팽]에 의한 토사구팽이었다. 이런 배신사관의 관철과정에서 우리들 한국인들은 몇개의전형적인 처신방법들을 만들어냈다. 첫째가 능력있는 배신자. 바로 쿠데타에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다.둘째는 속수무책의 책임자. 12·12 당시 3군 사령관 이건영의 경우가 그러하다. 두눈 멀겋게 뜬채 {그럼 이걸 어떻게 한다}하며 당했던것이다. 셋째는 [좌고우면]하는 기회주의자들이다. 장도영 노재현의 처신법이 그러하다. 네번째는 배신자에 충성을 다한 [배신적 충신파]의경우다. [더 높은] 사령관을 철저히 물먹이면서 오직 [패거리 선배]한테만 충성을 다했던 구창회란 사람의 처신법이었다.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정몽주 사육신처럼 [죽기로 작정한 놈]들도있기는 있었다. {다 알면서 왜 그래 그러지 말고 당신도 이리 와…}하는 [30단]의 회유를 끝까지 물리친 장태완이란 무장도 있었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런 이들과는 달리 평생을 그저 적당히 얼버무리며 오로지[장수 제1주의]로만 나간 전직 대통령도 있었다. 더 재미있는 것은이모든걸 녹음한 테이프마저 몰래 빼돌린 [신통한 배신자]도 있었다는 사실이다.이쯤해서 우리는 이 [적과의 동침]으로 [성공한 쿠데타]를 수없이만들어낸 [배신사관]을 이제 그만 졸업해야 하겠다. 이제는 [누가] 비참하게 망하는 방식에 의해 또다른 [누가] 비정상적으로 득세를 하는모양새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 오직 곧은 길을 걷겠다는 사람들이서로 축복해 주며 주고 받는 [순리의 역사]를 만들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그것이 가능하려면 [정직사관]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거짓말과 양설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 이쪽에 가선 이말하고 저쪽에 가선 저말하고, 아침엔 이랬다가 해만 지면 뒤집어버리고, 정치의 이름으로 배신과 번복을 오히려 [위기관리]라면서 정당화하는 정치문화일랑철저히 뜯어고쳐야 한다. [후 3김] 정국은 그래서 87년과 92년의 되풀이여서는 안된다.[3김싸움]이 아닌 [정직과 부정직, 신의와 배신]의 대결로 앞으로의 판을 짜나가야만 하겠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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