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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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우는 행위를 프로이트는 남근선망의 상징적 나타남으로 보았다.어느날 제자 하나가 담배 골초인 프로이트에게 물었다. 선생님에게 있어 담배는 어떤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이냐고. "나를 에워싸고 있는 상징성의 압박으로부터 도피시켜 주는 환각 수단일세" 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30대 미국 대통령 쿨리지는 시거에 둘려있는 상표의 띠를 수집한다는 한방문객으로부터 시거 한 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대통령은 시거 하나를 꺼내더니 띠를 풀어주고 다시 시거통에 집어 넣으면서 말했다. "남의 환각속의애인까지 수집하는건 아니겠지." 애연가들에게 있어 담배는 프로이트처럼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탈출하고 쿨리지처럼 스트레스를 어루만져 주는 환각수단이었다.담배에 대한 최초의 기록인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보면 왜란중인 15세기끝 무렵에 일본을 통해 들어온 환각 유발의 요사스럽고도 영물스런 풀이라고하여 남령초 또는 요초라고 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담뱃대를 뜻하는 타바코에서 비롯되어 담파귀라고도 했다. 환각적이라 하여 귀신 귀자를 붙이는 것을잊지 않고 있다. [담파귀야 담파귀야 동래 울산 뭍에 올라온 담파귀야 /한 모금 빨면 오색 구름이 연기끝에 놀고 / 두 모금 빨면 청룡 황룡 뛰어 나와 노네 / 어이고 어질고 좋아라 담파귀야.].영조때 명필인 이광사의 연초시에 보면 담배를 반혼초라고 했는데 사람이죽어 산야에 버린 곁에 담배풀이 있으면 그 향이 코에 들어 혼을 되찾아 주어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했다. 이유원의 [임하필기] 에는 담배를 답화귀라 했는데 못다 피우고 한을 품고 죽은 아가씨의 무덤에 풀로 자라나 뭇사나이를 혼미하게 하여 유린당하는 것으로 전생의 한을 푼다 하여 그런 이름으로 불린다고 했다. 우리 한국에 있어 담배 이름의 변천에서 공약수를 찾는다면 바로이 환각이다. 그 유구한 담배의 환각이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 의해 중독성 마약으로 규정하고, 담배 살 때는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며 선전에 흑백 이외의색깔을 쓰지 못하게 하는 등의 판매 광고의 규제를 강화했다.이동성 민족보다 정착성 민족이 담배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변화나 자극이 빈약한데다 누적된 인간관계의 갈등에서 헤어나지 못하기에 담배의 환각속에 도피하기 위해서다. 세상에서 정착성이 가장 강한 나라 가운데 하나가 우리 나라요 그래서 담배이름이 환각 미화로 일관되었음 직 하다. 그래서 마약선언에 따른 담배 쇼크는 여진이 클 것으로 보여진다.- 1996. 8. 28. 이규태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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