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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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미국에서 가장 바쁜 여인으로 뽑힌 도로시 리는 저명한 문화인류학자다. 오지를 날아다니며 왕성한 학문활동을 하는 한편 다섯 대학에출강하는 교수요, 그가 사는 고을의 판사요, 학교 자모회의 간사이며 빈민병원의 자원봉사자이기도 하다.눈코 뜰새 없이 활동하다 집에 돌아 오면 살림을 도맡아야 하는 주부요 아내며 어머니였다. 그녀의 [참가자로서의 기쁨]이라는 에세이를 보자.어느 겨울밤 빨래를 하고 식사후 설거지를 마친 다음 강의자료 정리, 청소 몇군데를 하고나니 온몸이 녹초가 돼버렸다.잠자리에 들려고 생각하다가 문득 해야 할 일 한가지가 더 남아 있었다. 딸이 조르던 인형의 이불을 만드는 일이었다. 1주일을 미뤄 온터라 졸음을 꾹 참으며 바느질을 시작했다. 인형 이불을 꿰매면서 저도 모르게 그 일에 열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피로감은 안개처럼 증발하고 깃털속에 잠겨드는 듯한 푸근한 만족감이 심신을 에워쌌다.도로시 리는 그 느낌을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이 바느질을 하면서 도로시 리라는 한 개인 이상의 상대적 사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곧 누구의 아내요, 어머니고 스승이며 이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나는 인형의 이불을 꿰매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살맛나게 하는 것이 사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여성이 아내나 어머니로부터의 가정탈출을 노라 신드롬이라 한다. 입센의[인형의 집]에서 가정을 탈출한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한데지금 미국에는 노라 신드롬과 정반대의 가정복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던데 이를 도로시 신드롬이라 한다. 바로 도로시 리의 에세이에서 비롯되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영국병을 치유한 영국의 대처 수상이 틈을 내 딸네 집에 가 의자 위에올라서서 손수 집안 도배를 해준 일은 알려져 있다. 그녀는 기자들이 묻는 말에 영국병을 앓는 영국을 도배질하기보다 벽 도배질이 훨씬 힘들었다고 말하고, 하지만 나는 수상이기보다 어머니이길 지금도 몇곱절 원하고 있다고 했다.지금 미국서는 반즈라는 여인이 가는 곳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미국서 최고 연봉을 받는 펩시콜라의 미국 담당 사장으로 미국서 가장 선망받는 여성중 한 사람이다. 그 반즈 여사가 제 아이의 어머니없는 생일파티 광경을 비디오로 보고 가정으로 돌아가겠다고 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이 세상에서 소중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이라는 것을 온세상에 포고한 반즈 여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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