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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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에 뼈로 만든 목걸이나 엘리자베드 테일러가 1969년에 파리의 보석상으로부터 사들였다는 1백만 달러짜리 `물방울 다이아'나 자신의 용모를 아름답게 보이게 하거나 자신의 부(富)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단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원시 사회에서 보석을 몸에 지녔던 이유는 전혀 달랐다. 어느 특수한 보석은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어떤 별의 마력(魔力)을 중화(中和)시킨다 하여 점성(占星)에 의한 특정의 보석을 몸에 지니고 다녔던 것이다. 요즈음 탄생석(誕生石)의 관습이 바로 이에서 비롯된 것이다.고대 희랍인들은 약(藥)으로 보석을 이용하기도 했다. 유리를 가루내어 먹으면 뱀에 물렸을 때 해독제가 되고, 토혈(吐血)에는 산호, 숙취(宿醉)에는 자수정(紫水晶)이 처방되었다 한다.우리 옛 선조들은 담(痰)에는 호박(琥珀)을 가루내어 먹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보면 모든 보석이 특효를 내는 병명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가루낼 수가 없으면 그 보석을 목걸이로 만들어 차고 다녀도 그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래서 보석목걸이를 하고 다니면 병자(病者)로 경원하거나 피해 다녔다 했으니 보석 없는 가난한 사람들 속시원하게 하는 시대도 있었다.진주(眞珠)는 `슬픈 눈물의 결정(結晶)'이라 하여 로마시대 이후부터는 불길한 보석으로 인식되기도 했었다. 클레오파트라가 죽기 며칠 전 귀걸이에 박혀 있던 진주가 우연히 포도주에 떨어졌다는 데서 진주 불길설(不吉說)이 비롯됐다 한다. 혹은 로마 사람들이 너무나 진주 사치를 했기로 그 사치를 금지시키기 위해 퍼뜨린 소문이라고도 한다.루이 14세가 끼었다는 세기적인 고가(高價)의 호프 다이아몬드는 그 반지를 물려받은 사람이면 예외없이 자살하거나 암살당하거나 사고사(事故死)를 당했다 한다.지금 그 저주받은 보석은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워싱턴 스미드소니언 연구소에서 소장되어 있다.우리 나라에서도 비취나 수정 등 빛깔있는 보석을 몸에 지니면 남편의 정력을 죽인다는 터부가 있어 금은 사치는 해도 보석 사치의 풍조는 없었다. 동서고금을 통해 보석에 이 같은 주력(呪力)이나 마를 인정했던 것은 비생산적인 부의 축적에 대한 민심의 저항이 작용했다고 본다.속칭 `대도(大盜)'사건으로 노출된 보석들도 결과적으로는 그 범주에서 예외가 아닌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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