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매킨토시 배운 오승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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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의 이런 삶 늦게 매킨토시 배운 오승택 씨"하드 디스크를 내 무덤이라 여기죠"오승택 씨(66세). 경기도 미금시 평내동에 있는 그이의 집네 들어서면 거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많은 책과 자료 파일, 강의 테이프 들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책상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매킨토시 컴퓨터도 눈길을 끈다.그이는 지금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다. 만성 심장 질환과 당뇨, 십이지장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오랫동안 재직하고있던 서울 복음교회 목사 일을 그만두고 쉬고 있는 것이다. 처음 그이가 이곳에 올 때는 걷기조차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까운 산에서 약수도 떠올 정도로 몸이 많이 회복되었다.얼핏 보아 그이는 요양을 하며 쉬고 있기만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다. 고적한 유배지와 같은 이곳에서 그이는 병마와 싸우며 불가 사의한 열정으로 성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곳이 그의 입원실이자 작업실인 셈인데 석 달에 한 번 약을 타러 서울나들이를 하는 것을 빼면 이작업실에서 꼬빡 일을 하고 있다.그런데 그 일이란 것이 오랜 목회 생활을 통해 얻은 성경 해석을 책으로 엮는 것이라 여간 힘들지가 않다. 그래서 그이는 오래 전부터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해 작업을 해왔는데 책을 만들기가 수월치 않았다. 곧 성서에 대한 오랜 묵상과 연구를 통해 얻은 성과물을 매달 '복음'이라는 두꺼운 자료집으로 묶어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고 있는데 개인용 컴퓨터로는 편집의 다양성을 제대로 살릴 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주위 사람들의 권고로 매킨토시를 구입했다.그런데 매킨토시를 배우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성한 몸도 아닌 노령의 그이가 최신 컴퓨터의 다양한 기능을 하루 아침에 익히기란 당초부터 무리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평생을 몸 바쳐 이룩한 성서 연구 결과물을 더욱 완성된 책의 형태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매킨토시를 배우는데 젊은 사람의 설명을 도저히 따라잡지 못했다. 진도가 너무 빨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이는 매킨토시에 관한 용어 설명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전자 출판 편집 과정을 독파하고 스무 권이 넘는 컴퓨터 관련 서적도 뒤지가며 공부를 했다. 그 과정의 고통과 노력은 이루 말할 수없다. 혹사당한 그이의 눈은 일그러지고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그런 노력의 결과 이제는 웬만한 매킨토시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12권까지 나온 '복음'은 책 모양을 제대로 갖추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구독 요청까지 받을 정도가 되었다.그이의 전천후 작업실엔 매킨토시 컴퓨터 외에도 프린터와 스캐너, 그리고 많은 양의 원고를 입력해놓을 수 있는 1기가 바이트짜리 외관 하드 디스크까지 갖추어져 있다. 그로써 웬만한 작업은 그이 혼자서 넉넉하게 해낼 수가 있다."나는 외관 하드 디스크를 내 무덤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2만 페이지 정도를 작업해서 성서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죽어서 남길 것은 그것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그이의 삶에 대한 성실성은 태산을 옮길 정도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정보 통신 사회의 꽃으로 불리는 컴퓨터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판을 두드리는 것만도 두려워하는 이른바 '컴맹'들도 있는 게 현실이고 보면 자기 작업을 위해 오승택 씨가 컴퓨터에 쏟는 남다른 열정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글.류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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