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깨끗이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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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중국에 왔던 베네치아 상인 마르코 폴로는 중국인들이 종이로 만든 돈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중국은 이미 한(漢)시대부터 지폐가 있었다.그는 후에 쓴 [동방견문록]에서 중국의 지폐를 소개했다.유럽인들은 마르코 폴로를 통해 지폐를 알았지만,그후 수세기 지나서야 비로소 지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지폐를 만든 나라는 스웨덴이다.스웨덴은 러시아와 전쟁중이던 1660년 금과 은이 고갈되자 지폐를 만들어 썼다.영국에선 1694년 잉글랜드은행이 창립되면서 처음 은행권을 발행했다.같은 무렵 미국에서도 지폐가 출현했다.그러나유럽에서 지폐가 본격 발행되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이 일어난 18세기에 들어서다.조폐(造幣)기계의 발명으로 지폐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게 된 것이다.특히 19세기 중반 이후 지폐와 주화(鑄貨)의 병용(竝用)이 일반화,우리 생활에서 필수적 존재로 자리잡았다.최근엔 미래화폐인 전자화폐가 개발돼 앞으로 지폐없는 시대가 올지도모른다. 지폐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종이는 지폐의 품위를 유지하는 한편 위조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지폐용지엔 면(綿),아마(亞麻)등을 사용해 촉감이 좋고 쉽게 훼손되지 않는다.특히 면은 내절도(耐切度)가 강하고 잘 더럽혀지지 않으며 인쇄를 잘 받는 장점이 있다.우리나라는 지난 83년부터 지폐용지를 전량 국내 생산하고 있으며,인쇄수준도 선진국에 못지 않는 고품질 지폐를 생산하고 있다. 선진국 사람들은 돈을 소중히 다룬다.노동의 대가인 돈을 깨끗이 사용하는 것은 상식인 것이다.이에 비해 우리는 돈을 너무 함부로 다룬다.지폐를 지갑에 넣지 않고 마구 구기는가 하면 낙서를 하는 사람까지 있다.정부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한 지폐가 8억6천2백만장이나 된다.폐기된 지폐를 새로 찍는 비용도 93년 3백45억원,94년 4백67억원,95년 5백2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소중한 국가재산인 지폐가 국민의 잘못으로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돈은 나라의 얼굴이자 국민의 수준을 알려주는 척도다.한 나라의 지폐를 보면 그 나라 국민을 알 수 있다.구겨지고 더러운 돈에서 좋은 국가이미지가 나올 수 없다.이제라도 돈 깨끗이 쓰기 국민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1996. 6. 14. 분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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