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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술집 없는 섬…믿음으로 오순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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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를 끼고 돌아 유배지로 유명한 교동도를 지난 뒤 서검도와 볼음도를 거쳐 아차도에 이르면 외부인의 발길이 뜸한주문도(注文島)가 한눈에 들어온다. 뱃사람들은 이렇게 돌아 오는 황토색바닷길을 섬남길(서도 남방노선)*구분해 섬북길(서도 북방노선)이라 부르고 주문도 항구인 느리나루터까지는 2시간20분이 걸린다.강화도에서 서쪽으로 약 39.4㎞ 떨어져 있어 직항로가 있다면 30분이면 족할 거리를 섬사이인정을 끊을 수 없어 그렇게 느린가 보다.그러나 돌아올 때는 아차도와 볼음도만 들러 1시간4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역삼각형인 주문도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사신이 왕래할때 쉬어갔던 야욕과 눈물의 땅대빈창이 잘 알려져 있지만 전(全)주민이 기독교인인 섬으로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주문도와 볼음도 아차도 말도를 포함한 서도면의 인구는 7백74명(3백12가구).이 가운데 4백26명(1백60가구)이 주문도에살며 이들은 모두 하나님을 섬기며 다정하게 살아가고 있다.술집과 다방 노래방 도둑 하나없는 이곳을 예수섬이라 불러도 좋으리라.교회는 두개 있다.오메가(Ω)글자 모양을 한 1백46m의 봉구산을 경계로 서도중앙교회(김래성목사^032_932_7010)와 서도교회(윤영환목사)가 자리하고있다.본교회는 서도중앙교회이며 서도교회로 분리된 것은 산이 가로막고 있어 새벽기도에 참석하기가 불편한 것이 원인이었다.주문교회로 개명돼 사용되기도 했던 서도중앙교회의 첫이름은 진촌(鎭村)교회이며 현재 새 예배당과 함께 옛건물 그대로 교육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겨울철 굴조개 채취장인 살꾸지 개펄이 멀리 보이는 다소 높은 곳에 위치한진촌교회 건물은 지난해 7월14일 인천광역시 지방문화재 자료 제14호로 지정됐을 만큼 잘 보존돼 있다.1923년 교인들의 헌금으로 지어진 이 교회는 전통 한옥 형태로 바실리카양식을 띠고 있다.예배당 옆에는 녹슨 종탑이 오랜 세월을 간직한 채 정겹게 서있다.종지기는 김영혜할머니(81).김 할머니는 이곳에서 25년간 장기목회를 한 양재원목사의 사모로 소천한 남편을 그리워하며 이 종을 새벽 4시30분이면 매일 어김없이 친다.진촌 혹은 서도(西島)로 불렸던 이 섬에 복음이 들어온 때는 강화도와 그시기를 같이 한다.강화성공회 개척선교사인 왕란도(본명 워너)와 영국해군 교련교사 콜웰대위가 통역겸 안내인 윤정일과 함께 1893년 주문도에 들어왔다는 기록이 있다.이들이 섬에 들른 목적이 전도를 위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이때 처음으로 복음이 전해졌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한국기독교회사를 연구하고 있는 이덕주목사에 따르면 그후 10년만인 1902년 5월 윤정일이가 성공회 교인이 아닌 감리교 전도인 신분으로 다시 주문도에 혼자 들어와 환등기로 예수일생을 보여주며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해마다 6월이면 이 섬의 웅개지 나루는 만선이 된 고깃배로 성시를 이루었고 어부들은 호주머니가 두둑해져 술과 여자를 가까이 했다.'회개하시오.천국이 가까웠습니다' 웅개지 나루터에서 윤정일이 본격적인 전도를 시작했다.그는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하며 여름내내 전도한 결과 김근영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했다.베드로와 같은 직업을 가졌던김근영은 개성을 왕래하며 천주교를 접해 혼자 신앙생활을 하던 중 윤정일의 전도를 받고 개종했다.그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사당을 부수어버렸고 신주도 불태웠으며 1902년 9월9일 자신의 집에서 교동에서 내려온 권신일 전도사에게 학습예식을받았다.주문교회의 실질적 창립은 이 때라고 볼 수 있다.야소교에 미친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열심히 전도한 것이예수섬의 반석이 됐다.김근영은 1905년 2월 영생학교(현 서도초등학교)를 건립해 주민들에게 신식교육을 시켰다.이 명맥은 서도중앙교회의 영생유치원으로 이어지고 있다.이쯤 양반 집안이었던 밀양박씨 충헌공파 문중의 박승형^승태 형제가 하나님을 믿기 시작해 교회부흥의 길이 확 트였다.5대손인 박상인씨(65)는 현재장로로 시무하고 있다.이 섬이 주문도로 불리게 된 연유는 확실치 않다.그러나 조선 중엽 임경업장군이 오랑캐국의 사신으로 떠날때 이곳에서 하직인사의 글을 올렸다하여주문(奏文)도라 불리다가 주문(注文)도가 됐다는 얘기가 있다.어떤 사람은중국사신이 이곳에 와서 이것 저것 내놓으라고 주문해 주문도가 됐지 않았나 하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면적이 4.1㎢이고 해안선 길이가 13.96㎞이어서 걸어서 이곳 저곳 풍경을구경할 수 있다.파도가 밀려온 순서대로 켜켜이 쌓여 단단해진 뒷장술해수욕장 개펄을 걸으며 멀리 요동치는 황색 바다를 바라보면 세속에서 벗어난섬임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주문도는 모든 일이 교회 중심으로 움직인다.그래서 목사는 늘 바쁘고 할일이 많다.결혼식과 장례식은 물론 가정의 아주 작은 일까지도 나서 도와야한다.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부지런해 잘 산다.이로 인해 서도중앙교회의 연 예산은 9천만원 가까이 되며 다른 섬교회와는 달리 도시영세교회와 선교단체를 오히려 돕고 있다.요즘 아낙네들은 개펄에서 굴을 따느라 정신없다.하루에 보통 4만원은 번다.예부터 주문굴은 맛이 있어 개성상인이 죄다 사갔다고 한다.유일신을 잉태한 주문도에 가려면 외포리에서 강화협동해운(032_932_7600)이 운항하는 화객선 88t급 강화1호를 타면 된다.섬으로 들어가는 배는 오전10시와 오후3시에 있으며 나오는 배는 오전7시와 오후1시에 있다.운임은 어른의 경우 4천9백원이다.승용차를 가져가려면 편도 2만5천원(2천cc이하 기준)을 더 부담해야 한다.주의할 점은 안개와 파도 등으로 결항이 잦다.오죽했으면 주변섬들의 이름을 따 주문도에 들어가 아차하면 볼음(보름)이라 했겠는가.<注文島=글 金圭源^사진 姜旻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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