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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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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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교외선 기차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젊은 대학생들이 소주병을 앞에 놓고 시국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언성이 높아져서 그만 차안이 시끄어웠다. 다른 승객들이 짜증스러워했지만, 혹 봉변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여 모두들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 때 건장한 군인 한 사람이 나서서 타일렀다. "여보쇼,학생들! 장거리 여행으로 피곤한 다른 승객들 생각 좀 하고 좀 조용히 합시다."그러자 청년들은 예상했던 대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조용히 하고 않하고는 내자유요, 당신이 뭔데 참견이야." 그러자 다부지게 생긴 그 장교가 말 대답을 하면서 대드는 그 청년의 멱살을 잡더니 보기 좋게 따귀를 올려 붙였다. 그가 왜 때리느냐고 거칠게 덤벼들자 군인이 이렇게 소리쳤다. "때리는 것도 내 자유다,임마!"어느 지방으로 가는 시외버스 안에서 한 여자 손님이 껌을 씹고 있었다. 얼마나 소리를 크게 내는지 차 안의 사람들이 모두 그 쪽을 쳐다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바로 옆자리에 있는 중년 남자가 헛기침을 하면서 특히 눈총을 줬지만, 눈을 지그시 감은 그녀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운전 기사도 그 소리가 귀에 거슬렸는지 차 안의 거울로 자꾸만 뒤를 보더니 드디어 한 마디를 했다. "아주머니,껌을 씹더라도 이 자동차 엔진 소리보다는 조금 작은 소리로 씹으시죠." 차 안에는 폭소가 터졌고, 그 껌 씹는 소리는 이제 그쳤다. 차 안은 다시 조용해 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여자 손님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남자가 담배를 계속 피워댔기 때문이었다. 참다 못한 여자 손님이 아까씹던 껌을 손바닥에 탁 뱉더니, 그 남자에게 내밀으며 말했다. "이것 좀 드시지요." 의아해 하는 남자 승객에게 여인이 말했다. "나는 댁의 입에서 나온 연기를 아까부터 맡아왔으니 이제는 당신도 내가 씹던 껌을 한 번 씹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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