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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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두들겨 패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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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씨니사이드에 있는 어느 공장에서는 사장이 자기의 얼굴을 닮은 고무인형을 만들어 놓고는 누구든지 화가 나면 이 인형을 두들겨 패라'라고 써붙여 놓았습니다. 그러자 그날부터 그 인형은 직공들에게 하도 많이 두들겨 맞아서 일주일에 하나씩 새 것으로 갈아 놓아야만 했습니다. 점차 직공들 뿐만이 아니라 회사의 간부인 과장이나 부장들까지도 공장에 들르면 한 번씩 두들겨주고 가곤 했는데, 놀라운 것은 그 인형이 등장하면서부터 작업능률이 28퍼센트나 향상되었고, 회사의 분위기가 아주 밝아졌다는 것입니다.제가 어렸을 적에, 다니던 국민학교 운동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겨울 방학중에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당번이 되어 학교에 가게 되었는데, 운동장에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고무신을 신고 있었는데, 발이 눈 속에 푹푹 빠지는 터라 아직 발자국 하나 나지 않은 그 운동장을 지나갈 엄두를 못내고 시려운 발을 동동거리며 교문 앞에 서 있기만 했습니다.그런데 그때 저쪽으로부터 소사 아저씨가 제 이름을 부르며 오시더니 저의 사정을 아시고는 자기를 따라 오라며 앞장 서서 가시는데, 자기의 발로 눈을 치우시며 앞으로 나가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저씨 덕택에 발이 젖지 않은 채 직원실 난로 앞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제서야 저는 아저씨의 발이 흰 고무신에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지금 생각하면, 눈의 차가움으로 빨개진 아저씨의 발을 보고서도 왜 고맙다는 인사 한 마디 못했던가 두고두고 아쉽고 제 자신의 어리석음이 한스럽기까지 합니다.누군가 대신 맞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문제는 해결되고, 누군가 먼저 눈 속을 지나가야 길이 생깁니다. 그리고 누군가 십자가를 져야만 평화가 옵니다.가정, 교회, 사회, 나라 할 것 없이 그릇 깨어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립니다.맞아주겠다는 사람은 없고 두들겨 패겠다는 사람들만이 판을 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먼저 눈 속을 지나가겠다는 사람은 없고, 다른 사람이 먼저 앞서 지나가 주기만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거리며 서 있는 사람들만 찾아드는 곳이 교회라는 생각마저 듭니다.그래서 요즘 저에겐 기도의 제목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목사인 제가 날마다 얻어맞는 역할을 인내심을 가지고 잘 해낼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새벽마다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목사는 이 두들겨 맞는 역할을 잘 하지 못하면 자격이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저는 외치고 싶습니다. 미워하는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 대신 목사인 나를 두들겨 주시오. 사실 목사는 두들겨 맞기 위해 있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대신 맞아서 우리 성도들의 아픔이 28퍼센트가 치유될 수 있다면 대신하여 매를 못 맞을 것도 없을것 같습니다.<전주 온누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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