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싸는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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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율현동에 사는 김덕남(47)씨는 요즘 아들 도현(18·가명)군의 새벽 도시락을 다시 싸면서,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 노청산(46)사무관의 얼굴을 떠올리며 감사드린다.노 사무관이 아니었다면 하마터면 다시는 쌀 수 없었을지도 모를도시락이다. 작년 중학교 3학년이던 김씨의 아들은 여름방학을 맞아독서실에 나갔다 친구들과 패싸움을 했다.아들은 바닥에 떨어진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는 바람에 폭행죄가 되어 올 2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청주소년원 내의 미평중학교를다니던 아들이 출소한 건 올해 8월말.별거 아닌 일로도 전과자가 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지만 김씨는아들에게 두부를 먹이며 {다시 학교에 돌아가 열심히 공부하자}며 격려했다.하지만 6개월 만에 전과자가 되어 돌아온 아들을 받아줄 학교는 서울에 한 곳도 없었다.아들을 복학시키기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닌 김씨는 {학기 중간이라 곤란하다} {정원이 다 찼다}는 선생님들의 외면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김씨의 등 뒤로 {전과자가 학교를 다니면 학교 분위기 망친다}는수군거림이 들리는 듯 했다.낙망한 김씨의 하소연을 들은 도현군의 보호관찰담당자 노 사무관은 혼자서 학교를 수소문했다. 결국 서울 강서구의 한 중학교에서 도현군을 받아주기로 했다.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된 도현군은 요즘 전에 없는 모범생이어서 어머니 김씨와 노 사무관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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