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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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섭을 잃어버린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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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구름이 정처없이 바닷가를 내려다보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바닷가 소나무 및에서 서로 등을 나무에 기대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젊은 남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흰 구름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봤습니다. 남자는 가방을하나 메고 모자를 푹 눌러 쓴 모습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니남자는 눈썹이 없었습니다. 문둥병에 걸린 환자였는데 그 흉한 모습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썼던거죠."제발 날 잊어버려. 난 문둥병자야. 나같은 환자는 소록도에가서 살아야 하는데, 당신까지 문둥병자로 만들기는 싫어."그러자 눈섭이 솔잎같이 아름다운 여인이 말했습니다."전 제가했던 맹세를 지키기를 원해요. 기쁘거나 슬프거나몸이 아프거나 병들었을 때에도 서로를 사랑하겠다는.... 전당신의 겉모습과 결혼한 것이 아니랍니다. 당신의 자상함, 그인간미를 사랑했어요. 저도 어디까지든 따라 가겠어요."남자는 여인에게 화를 내었습니다."이 바보야. 난 사실 널 사랑하지 않아. 난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 그와 같이 소록도에 가서 살기로 했단 말이야."여인은 할 말을 잃고 머뭇거렸습니다. 아마도 심한 충격을 받았나 봅니다. 그 사이에 남자는 배에 올랐고 배는 곧 떠나 버렸습니다. 여인은 눈물어린 모습으로 떠나는 배를 쳐다보고있었고, 남자는 그제야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흰 구름은 비로서, 그 남자가 여인을 위해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눈치챌수 있었습니다. 흰 구름은 안타까웠습니다.늦은 밤. 소록도로 가는 마지막 배위에 여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흰 구름은 더 지켜보고 싶었지만 얄미운 바람이 흰 구름을 멀리 멀리로 날려 버렸습니다.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오랜 시간이 흐른후 흰 구름은 다시 그곳에 오게 되었습니다.흰 구름은 열심히 그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던중 소록도바닷가 푸른 언덕위에 지게를 풀어놓고 쉬고있는 두 사람을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밀짚모자에 고무신을, 여인은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있었습니다. 흰 구름은 아주 흐뭇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수건을 풀어 땀을 훔치는 여인의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솔잎 같던 눈섭이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산들바람에 밀려 떠나가는 흰 구름은 눈물을 흘렸습니다.비록 모습의 아름다움은 잃었지만 그보다 더욱 아름다운사랑을 얻었습니다. 사랑은 잃어버림조차도 아름다운 얻음이 될 수 있는 그런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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