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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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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 1세나 프랑스의 루이 14세도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양식탁에는 손가락 씻는 핑거볼이 놓여있게 마련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아랍,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이 세상 대부분 지역의 전통 식사도구는손가락이었다. 손가락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음식에 물기가 배제된 건성 음식이기에 가능하다. 매운탕속의 고깃덩이나해장국속의 우거지를 손가락으로 휘저어 집어먹을 수 없듯이 한국에서는 거지를 빼놓고는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지 않는다. 온통물기 투성이의 습성 음식이기 때문이다.서양 식기의 십중팔구는 평면성의 접시인데, 한국 그릇의 거의는 입체성의 용기이다. 음식에 물기가 있고 없고의 차이에서 그렇게 달라진 것이다. 그래서 한국 밥상은 숭늉에 탕국, 찌개, 된장, 간장, 김칫국 등 온통 국물로 출렁댄다.밥을 먹는 문화권의 8∼ 9할은 밥에서 물기를 제거시켜 불면밥알이 나는 제수반을 지어 먹는데, 우리 한국과 일본만이 밥에물기를 함유시켜 진득한 함수반을 지어 먹는다. 그것도 성이 차지 않아 국에다 밥을 말아 먹는 탕반은 세계 유일 문화인 것이다.이 별난 국물문화가 형성된데는 세가지 이유를 가려볼 수 있다. 조상 대대로 가난하면서 식구는 많았다. 한 사람이 먹을 적은식량으로 서너사람이 먹으려면 물을 부어 국을 끓여야 한다. 극도의 식량난에 허덕이던 전후 독일에서 썩은 감자를 주워다 국을끓여 나누어 먹었던 것도 같은 이치다. 연례적인 가뭄과 외침 수탈이 막심했던 이 땅에서 살아내게한 국물이었다 할 수 있다. 둘째 이유로 뜨내기나 떠돌이 이동성 생활을 하는 민족들은 음식이들고 다니기 좋고 또 상하지 않게끔 물기를 배제시키는 쪽으로발달을 한다. 한데 정착성이 강했던 우리 조상들은 물기를 배제시킬 필요가 없었다. 음식에 물기가 있으면 맛도 좋고 맛의 변화도 다양화할 수 있어 고급 음식일수록 물기가 든다는 것은 상식이다. 셋째번 이유는 한솥밥 한솥국을 더불어 나눠 먹음으로써동심일체를 다지는 종교적인 의미부여를 하기도 한다. 한국에결속력 강한 가족공동체가 형성된 것도 이 국물음식과 무관하지않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이 국물 문화가 진통을 겪고 있다. 국물 쓰레기가 거절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에 아무런 대책이 없어 쓰레기 대란이 불가피하게된 것이다. 당국이 우리 식문화의 특성을 감안해 국물 쓰레기를 집단 처리하는 연구나 시설을 선행했어야 했다. 그것이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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