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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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는 원래가 기체(氣體)의 총칭이자 공기였다. 1774년 영국화학자 조셉 프리스틀리가 암모니아 가스를 처음 만든뒤 알칼리성 공기라 부른게 그 설명이다.그 무렵엔 기체는 무엇이든 공기라 불렀기 때문이다. 18세기 이탈리아의 한 기록물은 땅속에서 솟구쳐 나오는 가스를 언급하고 있다. '희박하여 도무지 포착할수 없는 뜨뜻미지근한 독기가 풍겨 올라왔다'면서 동굴속 여러가지 상황을 그려놓고 있다.오늘날 관광명소로 꼽히는 나폴리 근처 그로타 델 카네(개의 동굴) 이야기다. 개를 이용해 땅속 바위틈을 헤집고 올라오는 탄산가스임을 밝혀내기 까지는 여러 세기가 걸렸다.이런 것들과는 달리 땔감으로 쓰이는 가스는 크게 나눠 세가지다.액화 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그리고 석탄가스다. 석탄가스를 이용해 가스등이 태어난 해가 1792년이니 18세기는 사람과 가스가 손을 잡은 연대인 셈이다. 지하천연가스를 냉각 액화시킨 LNG는 공기속에 5% 이상 섞여야 발화된다. 그러나 LPG는 2%만 있어도 불이 붙는다.도시가스의 주종목인 LNG, LPG는 88년부터 서민가정에 본격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대구에서 폭발사고가 나기 전해인 94년까지 발생한 가스사고는 530건에 이른다.인명피해 1,400명 가운데 220명이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사고는 급증하고 있다. 원인은 취급부주의, 부실시공, 관리부재, 불량자재사용 따위로 상상가능한 모든 것들이 엉켜있다.요즘 서울은 참으로 살기 힘든 도시가 돼버렸다. 하늘에선 오존이 숨통을 죄고 땅에선 언제 도시가스가 터질지 몰라 오금이 저리다. 따지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모든게 사람탓이다. 시쳇말로 인재(人災)다.서울의 삶의질은 세계 11개 도시 가운데 꼴찌에서 둘째라고 한다. 땅, 물, 공기…. 이 하늘의 선물들을 망가뜨리면서 우리는 '못살겠다'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1996. 6. 11. 여 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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