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빌딩 암흑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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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고층 건물인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정전사고가 나 8천여명이 암흑속에서 공포에 떨었다. 주전력선을 복구한 것은 10분만이라고 하지만 전력공급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져 정상을 되찾기까지는 40분이 걸렸다. 그 길고 긴 암흑 속에서 사람들은 삼풍백화점 붕괴 대참사의 악몽에 시달렸다.63빌딩은 매일 아침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1만여명의 상주인구와 3만여명의 유동인구가 드나드는 인구집중 건물이다. 해발 2백64m 높이의 건물이 위험하지않은 생활공간으로 기능하려면 모든 지원시설이 완벽하게 가동해야 한다. 그 중에도 전기는 가장 필수적이어서 잠시라도 전기가 끊기면 전체 건물이 꼼짝할 수 없는 위험한 공간이 되고 만다. 누전으로 인한 화재의 위험까지 생각할때 고층건물의 전기시설은 공급 배전 부하체계 등에 걸쳐 특별하게 완벽을 요한다.그러나 25일 정전사고를 겪은 63빌딩은 전기시설의 비상체제가 허점 투성이였다.정전이나 기타 사고 때도 불이 들어와야할 비상등이 여러층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직원들마저 비상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소동을 빚었다.정전사고 직후 자가발전기를 돌렸지만 발전용량이 턱없이 모자라 33개 엘리베이터 가운데 겨우 4대의 엘리베이터와 필수비상등에 전기를 대는 게 고작이었다고 한다. 고층건물에서 엘리베이터는 생명의 밧줄이나 다름없다. 하루 연인원 4만여명을 수용할 정도의 대형 고층건물이라면 자가발전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훨씬더 많아야 한다. 전기만 나간 사고였기에 망정이지 다른 사고가 겹쳤다면 어찌할 뻔 했는지 아슬아슬하다.63빌딩 정전사고의 원인은 동력선 자동전환스위치의 퓨즈가 녹았기 때문이었다고한다. 부근 지하철공사 때문에 빌딩 안으로 들어오는 2만㎾급 동력선 두개중 한개에 전기를 끊었다가 작업을 마치고 다시 전기를 넣기 위해 스위치를 점검하던중 퓨즈가 녹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전환스위치나 퓨즈를 좀더 다단계화할 수 없는 것인지연구과제가 될 만하다. 퓨즈가 나갔으니 어쩔 수 없었다는 대답은 대답이 될 수 없다.고층건물은 날로 늘어간다. 전기의 쓰임새도 다양해져 컴퓨터 등 정보기기에 정전은 치명적이다. 대형사고는 평소 소홀히 하기 쉬운 작은 일에서 원인이 축적되다가 한번에 폭발하듯 일어나는 법이다. 비단 전기뿐이겠는가. 가스 상하수도 화재 가능성 등 고층건물의 위험은 상존한다. 일정 높이 이상 고층건물의 특별관리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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