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함께 나눌수록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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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창밖을 내다보자. 저 싱그러운 新綠(신록)의 물결을 보자.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문이 보이네…라고 노산 이은상 시인은 노래했지만 싱싱한 푸르름의 잎사귀 물결에서 고향바다를 연상해도 좋겠고 우거진 산허리 숲을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순수한 젊은이의 눈빛처럼 맑게 빛나는 신록은 꽃은 아름다움과는 또다른 눈부심이요, 어두웠던 마은을 환학 열리게 한다.우리는 바쁜 일상생활에 쫓겨 자연을 그리워 하면서도 자연과 가까이 대하고 세상먼지를 털어버린 여유를 갖지 못한다고 흔히 말한다.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마음 먹기에 따라서 가능한 일조차 적극적으로 생활화하지 못하고 뒤척이기만 하는 게 아닌가 한다. 대도시 서울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나 역시 그런 범주에 들지만 바로 서울시내 한 가운데 솟구쳐 있는 남산을 비롯해서 인왕산, 관악산, 수락산, 불암산, 아차산, 도봉산, 청계산, 용마산 등 서울근교의 친근한 등산코스가 얼마든지 있으므로 자연을 찾아나서는 일이 힘들 것도 없다.한강의 휴장한 흐름을 바라보거나 古宮(고궁)에 들어가 향기로운 나무밑 벤치에 앉아서 옛어른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최근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TV없는 미국이란 이색적인 단체가 일주일간 정신환경보호운동의 하나로 TV보는 시간을 다른 건설적인 생활로 바꿔보자는 캠페인을 벌였다고 한다. 이 운동은 각급 학교와 교회가 동참하고 영국, 호주, 뉴질랜드, 덴마크 등 다른 나라의 호응도 큰 모양이다. TV에 매달려 인생을 허비하고 가족간의 대화가 생략되는 지나친 시청관행을 자제하자는 이 운동은 그대신 가족과 함께 산책하기, 편지 쓰기, 노래부르기, 별자리 찾기, 자연감상, 집안 고치기, 자녀 책 읽어주기 등 그동안 소홀하게 여겼 던 취미생활을 살려 인간성 회복과 가족관계 재인식의 기회로 삼기를 헌당하 고 나섰다.이런 운동이야말로 요즘의 우리 사회에서 절실히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잘 발전하는줄 알았던 나라가 회오리 바람으로 휘몰아친 경제난국과 국제통 화기금(IMF) 비상사태 파장으로 곳곳에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크고 작은 기업체는 물론이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전반적인 불경기는 세상인심마저 삭막하게 만들어 간다.실업율은 6.5로 12년만에 최악이요. 지난 3월에만 실업자가 14만명이나 늘어 총 1백38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숫자에 부수되는 가족수까지 합하면 실업체감 온도는 북극의 영하지대로 치닫는 느낌이다.이런 실직자 홍수시대에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정부의 다각적인 구제 정책이 좀더 신속하고도 구체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어려운 기업체라고 해도 정리해고 쪽으로만 해결하려 하지말고 일부업체처럼 봉급을 줄여서 받더라도 동료의 희생을 줄이는 공동체 의식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 심리적인 위축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일 것이다. 좌절감속에 TV앞에만 있기보다는 저 자연의 품으로 다가가 수천가지 빛깔로 반짝이는 신록의 생명감을 받아안자.가족에게 말도 못하고 양복차림으로 산길을 헤매는 넥타이족 등산객보다는 가족이 함께 등산하며 인생을 다시 재정립하는 계기도 가져봄직하다. '고통은 함께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하는 옛말이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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