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엄마 빈티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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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한 고릴라가 철책안에 떨어진 아기를 품에 안아 살려 내는 사진이 보도되었다.미국 시카고 교외의 한 동물원에서 세살배기 아기가 1m 높이의 철책을 기어오르다 일곱마리의 고릴라를 비롯 맹수가 들어있는 우리 안으로 굴러 떨어졌다.그것을 본 빈티라는 어미 고릴라는 업고 있던 제 새끼를 팽개치고 이 다친 아기를 안아들고 사육담당자가 출입하는 입구까지 운반 인계한 것이다.인간애를 발휘한 여덟살짜리 이 고릴라 이름이 빈티인데는 연유가 있다.30여년전 고릴라 학자 캐나다의 골디스커스 박사는 인도네시아 오지에서 고아가 된 고릴라 새끼들을 캠프에서 사육 야생으로 돌려 보내면서 생태를 관찰했었다. 그러던 중에 박사는 딸을 낳았는데 이 아기를 먹고 자는 것 이외에는 캠프에서 고릴라 새끼들과 더불어 길렀다. 2년이 지나니까 이 아기와 고릴라들 사이에 손짓 몸짓과 음성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고 물에 손을 씻는다든가 인간의 습성을 따라 하는 것을 관찰하고 있다.이 골디스커스 박사의 딸 이름이 빈티이며, 동물에서 인간 요소를 추구하는 것을 빈티이즘이라 하고, 그후부터 사육하는 암컷의 이름으로 빈티가 애용되었던 것이다. 그 빈티가 모성본능을 발휘 다친 사람의 아기를 구출한 것이다.원숭이의 모성애에 대한 고사는 비일비재하다.초나라때 장강 가까이서 움막을 짓고 낚시질로 지새는 노어부가 있었다. 성을 물어도 고향을 물어도 대답없이 그저 잡은 고기로 술과 바꿔 마시는 것으로 지샜다.어느날 산승 하나가 원숭이 새끼 한마리를 앞세우고 가는 것을 본 노어부가 갑자기 비통한 소리를 질렀으며 그 소리를 들은 새끼가 어부품에 뛰어가 안기는 것이었다. 3년전 이곳에서 원숭이 새끼를 잃었다면서 언젠가 찾아올 것으로 믿고 기다리고 있던 참이라던 노어부가 갑자기 늙은 원숭이가 되어 새끼를 안고 산 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태평광기]에 보면 이같은 빈티이즘에 관한 고사가 많다.촉나라 산중에는 키가 7척이요 서서 살고 별나게 긴 손으로 밥을 먹는 원숭이가 사는데 부녀자만을 업어가 아이를 낳고 산다. 낳은 아기가 원숭이면 산중에서 살게 하고 아기가 사람이면 인가로 추방한다. 촉나라 산중에는 가씨가 많은데 이 성바지는 모두 이 원숭이의 자손이라는 것이다. 원숭이는 이처럼 사람과 사랑을 하여 아기까지 낳는다. 그러고 보면 사람아기를 구출한 것쯤은 새삼스러울게 없다.목전의 이기적 처신을 위해 제자식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세태이기에 돋보일 따름이다.- 1996. 8. 23. 이규태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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